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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품종육성 과정과 성과

통일벼 이후 지속된 우리 벼 품종개량 과정과 신품종 육성에 드는 전문가들의 노력을 소개해 농업인은 물론 모든 국민에게 품종육성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 국립식량과학원
  • 2008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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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제 목 : 벼 품종육성 과정과 성과


  벼는 약 1만년 동안 우리민족의 주식으로 이용되어 온 식량작물입니다. 시대에 따라 농업인들이 요구하는 품종의 특성은 다를 수 있습니다. 먹을거리가 부족한 시기에는 수량이 많은 품종을 요구하고, 식량이 여유가 있을 때는 밥맛이 좋으며 각종 병해충에 잘 견디는 품종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현재 우리나라에 많이 재배되고 있는 약20여 종류의 품종이 전시되어 있지만, 농촌진흥청에서 벼 품종육성사업을 시작한 1960년대 이후 180여 품종을 육성하였고, 현재 농촌진흥청에서 육종재료로 가지고 있는 벼 품종은 약 27,000여 개나 됩니다.


1. 벼 품종 육성방법


  벼의 품종을 육성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과학적인 육종사업이 시작하기 전 우리 조상들은 수천 년간 벼농사를 지어 오면서 수량이 많이 나거나 병에 잘 견디는 특성이 좋은 것을 골라 심어 왔는데 이것도 하나의 육종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전적인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보다 과학적인 육종을 하게 되면서 가장 많이 활용되어 온 방법은 교배육종입니다. 교배육종은 밥맛은 좋은데 병에 약한 품종과 밥맛은 나쁜데 병에 강한 품종을 교배하여 밥맛도 좋고 병에도 강한 품종을 육종하는 방법입니다.


2. 품종육종 과정


가. 육종 재료 선별


  벼 육종재료의 선택은 육종목표에 따라서 정해집니다. 이미 특성이 알려진 수천가지 품종 정보를 가지고 꼭 필요한 특성을 가진 품종을 찾아서 이용하는 것입니다. 주로 미질이 우수하면서, 병해충에 강하고, 수량이 많은 품종을 요구하는 농업인들의 요구에 맞추어 육종목표를 설정합니다. 어미와 아비가 될 품종이 정해지면 이것을 심어서 기릅니다. 때로는 이삭 패는 시기가 서로 차이가 날 때는 이삭 패는 시기를 맞추기 위해 심는 시기를 달리하기도 합니다.


나. 인공교배


  인공교배는 우선 어미가 될 품종의 이삭이 패기 직전에 이삭을 끄집어내어 벼의 껍질을 반쯤 자릅니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수술 즉 꽃가루 주머니를 모두 제거합니다. 그러면 꽃가루가 없어서 수정이 안 됩니다. 여기에 원하는 특성을 가진 품종 즉 아비가 되는 품종의 꽃가루를 털어 넣어주어 인공수정을 시키는 것입니다.  수정이 끝나면 유지로 만든 봉지를 씌워서 다른 꽃가루나 이물질이 들어가지 못하게 합니다.


다. 우량계통 선발


  인공교배는 육종의 시작입니다. 인공교배로 만들어진 종자는 심어서 씨를 받아 다시 심기를 반복하면서 특성조사를 합니다. 이때 당초에 의도했던 특성을 가진 것이 있는지 육종가의 예리한 관찰을 통해 우량계통을 선발하게 됩니다. 이런 계통선발은 10~15세대를 걸쳐가면서 각종 병해충의 저항성과, 출수기, 등숙률, 미질 등 각종 특성을 검정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한 세대를 거치는데 1년이 걸리지만 온도를 조절하는 온실에서는 1년에 2~3세대를 재배할 수 있어서 육종 연한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라. 생산력 검정 및 지역적응 시험


  선발된 우량계통은 출수기, 키, 수량성, 내병충성, 미질 등을 정밀 검정하는 생산력검정 예비시험과 본시험을 거쳐 최종 선발되고 이후 지역적응시험 번호를 부여받습니다.수원 몇 호, 밀양 몇 호, 익산 몇 호 하는 것은 바로 육성지역에서 지역적응시험을 하면서 붙여진 번호입니다. 전국적으로 약 30여 개소에서 지역적응시험을 하여 우량한 것으로 평가된 계통은 자체 실내 품질검정과 밥맛 등을 평가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때 우수한 성적을 나타낸 계통은 신규 품종 후보로 선발되게 됩니다. 온실을 이용해 세대단축을 한다고 해도 하나의 품종이 만들어 지는데 에는 인공교배로부터 지역적응시험에 이르기까지 약 10~15세대를 관찰해야해 짧게는 8년에서 길게는 12년까지 전문가들의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신규품종 후보로 선정된 계통들은 전문가로 구성된 품종선정심의위원회에서 내병충성, 수량성, 미질특성 등의 여러 가지 사항들을 검토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존의 품종보다 우수한 특성이 있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인정받게 되고 비로소 새로운 품종으로 선정돼 이름이 붙게 됩니다.


2. 품종육종 성과


  이런 과정을 통해 육성된 품종은 2008년 현재 180여 품종이 있으며 매년 새로운 품종이 탄생되고 있습니다. 특히 1980년대 이전의 육종목표는 식량자급을 위한 수량성을 최우선으로 하여 1960년대의 쌀 수량이 400kg/10a 정도였던 것을 500kg/10a 수준으로 끌어 올렸습니다. 현재 특수한 용도의 품종으로는 찰벼 8품종, 가공용 25종이 있습니다. 사료용 등 초다수성 품종도 10개 품종이 있고, 자색, 흑색 등 유색미  품종도 8품종이 있습니다. 또한, 이들 품종을 숙기에 따라서 분류해 보면 조생종 50종, 중생종 67종, 중만생종이 65종으로 다양한 농민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습니다.


  현재 다른 작물에서도 품종 육종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특히 벼의 육종사업은 기술적으로나 육종성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녹색혁명으로 그 공로를 인정받은 바 있지만 그 후에도 지속적인 육종사업이 이루어져 왔고, 앞으로도 우리나라에 벼농사가 지속되는 한 새로운 품종을 만들기 위한 육종가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