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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뒷다리 발효생햄 제조기술

 돼지 뒷다리 발효생햄의 제조방법과 발효생햄을 이용한 요리 활용법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 국립축산과학원
  • 2010 년
  • 2,071
시나리오

제 목 : 돼지 뒷다리 발효생햄 제조기술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소비동향을 보면 좋아하는 부위와 싫어하는 부위가 뚜렷하게 구분되어 가격차이가 심합니다. 현재 삼겹살은 비싸게 팔리는데 비해 뒷다리 살은 삼겹살의 1/3 가격에 팔리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돼지고기 뒷다리를 햄으로 만들어 팔면 부가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1. 발효생햄 현황


 발효생햄은 유럽지역에서 2,000년 이상 만들어 오던 발효육 제품으로 돼지 뒷다리를 통째로 천일염으로 염지하여 최소 1년 이상 그늘진 곳에서 숙성․발효시킨 최고급 햄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햄에는 스페인의 “하몽”, 이탈리아의 “파르마”, 중국의 “금화햄”, 미국의 “컨츄리햄”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구형 식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발효생햄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아직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2. 한국형 발효생햄의 특징


 한국형 발효생햄은 우리나라의 4계절을 이용하여 제조하고 국내산 돼지 뒷다리와 천일염으로 만들어집니다. 또한 우리나라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어 짠맛은 줄이고, 발효향은 증가시켰습니다. 겨울철 2개월 동안 돼지 뒷다리를 염지하고, 봄철부터 가을까지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서 8개월 이상 건조 및 발효를 시키는 등 최소 1년 이상의 숙성기간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단백질은 소화되기 쉬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고, 지방이 분해되며 김치와 된장 등 발효식품이 가지는 독특한 풍미를 가지게 됩니다. 물론 그 이상 숙성시키면 맛과 향이 더 깊고 풍부해집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흔히 사먹던 햄이 어린이 반찬용이라 한다면 발효생햄은 중․장년층이 와인, 맥주 등의 안주로 즐길 수 있는 육제품입니다.


3. 발효생햄의 제조방법


 발효생햄의 제조방법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계절적 특징을 이용한다면  특별히 시설투자 없이도 제조가 가능합니다.


(1) 원료육 정형 (11월~12월)


 뒷다리는 대분할 부위 상태로 절단된 것을 구입하는데, 무게는 10~13㎏이 적당합니다. 발골작업을 할 때는 골반관절이 드러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천골, 미추골, 관골을 잘라냅니다. 발골 후에는 잔털이나 이물질을 제거하고 모양을 다듬어 줍니다.


(2) 염지 및 세척 (12월~2월)


 다듬은 뒷다리는 천일염으로 염지해줍니다. 이때 사용되는 천일염은 1년 이상 숙성되어 간수가 제거된 것이 좋고 뒷다리 1㎏에 30~50g 정도 사용합니다.

먼저 믹서기를 이용해 천일염을 곱게 갈아줍니다. 뒷다리의 고기 면이 위를 보도록 놓고 천일염 일부를 골고루 뿌린 후 약 10분간 약간 녹을 정도로 문질러줍니다. 이후 나머지 천일염을 고기 면에 올려 두드려 줍니다. 이때 도축과정에서 생긴 뒷다리 구멍에 천일염을 넣어주면 부패를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파리와 같은 곤충의 피해도 막을 수 있습니다.

염지한 뒷다리는 0℃ 냉장고에 고기 면이 위를 보도록 저장합니다. 보통 2개월 정도 숙성시키는데, 저장 1개월 후 한 번 세척해 줍니다.

세척할 때는 1차로 깨끗한 물에 뒷다리를 담그어 솔을 이용해 발, 껍질 면, 고기 면 순으로 씻어주고 2차로 물에 담그어 손으로 씻어줍니다. 이때 세척하기 전 10시간 정도 물에 담가두면 뒷다리의 염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세척한 뒷다리는 깨끗한 수건으로 닦아 수분을 제거해주고, 수축된 껍질이나 잔털과 이물질은 칼로 긁어 제거해줍니다. 손질된 뒷다리는 다시 냉장고에서 1개월간 숙성시킵니다.


(3) 건조 및 모양잡기 (2~3월)


 염지가 완료된 뒷다리는 건조장에서 건조해주는데, 곤충의 피해가 없도록 방충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건조장이 좋습니다.

뒷다리의 발 부분을 끈으로 묶어 건조대에 달아둡니다. 건조대에 단 후에는 털과 오물들을 제거해주고, 고기면의 살이 중간으로 모이도록 밀어주며 모양을 잡아줍니다. 이러한 작업을 2~4일간 매일 해주면 상품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4) 건조 및 발효 (3~11월)


 모양잡기가 끝나면 이물질이 묻거나 파리와 같은 곤충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부직포로 싸둡니다.

이렇게 건조대에 매달아둔 상태에서 4개월간 건조를 시키고, 다시 4개월간 발효시킵니다. 발효 중, 여름 장마철에는 곰팡이가 많이 생기므로 장마철이 끝나는 무렵에는 곰팡이를 제거해주어야 합니다. 먼저 솔로 곰팡이를 제거한 후 1차로 소금물로 닦아주고, 다시 2차로 식용 오일을 발라줍니다. 곰팡이 제거가 끝난 뒷다리는 다시 부직포에 싸서 건조대에 달아 발효시킵니다.


(5) 보관 및 숙성


 발효생햄은 건조발효 육제품으로 15~18℃로 온도를 유지하며 저장하면 고기가 숨을 쉬면서 숙성이 잘 될 뿐 아니라 반영구적으로 보관이 가능합니다.


(6) 상품화(뼈 제거 방법)


 제조가 완료된 뒷다리는 손으로 눌렀을 때 고기 면이 어느 정도 딱딱한 것으로, 먹을 수 있는 고기 부분을 얻기 위해 뼈를 제거해야 합니다. 충분히 건조된 뒷다리는 매우 딱딱하기 때문에 뼈를 제거할 때 다치지 않게 주의합니다. 뼈 제거는 대퇴골을 먼저 제거하고 하퇴골을 제거한 후 그 밑으로는 잘라냅니다. 뼈를 제거한 후 오염됐거나 변색되어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으면 추가로 제거해줍니다. 다음, 껍질을 비롯한 지방을 제거해줍니다.

손질이 끝난 뒷다리는 근육결에 따라 수직으로 얇게 썰어 진공포장한 후 2~10℃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7) 품질 평가하기


 돼지 뒷다리 발효생햄의 품질은 외관, 향, 맛, 조직감으로 나누어 평가하게 됩니다. 외관은 육면이 깨끗하고 지방색이 투명한 노란빛을 띠며, 껍질정형이 잘 된 것이 좋습니다. 향은 발효된 고유향이 풍부하면서도 다른 이상한 냄새가 없는 것이 좋고, 맛은 달콤하고, 잡맛이 없으며, 짠맛이 적당한 것이 좋습니다. 씹었을 때 너무 질기지 않고, 씹는 감이 좋은 것이 최고의 품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영주, 남원, 안동 등지에서는 발효생햄을 지역특산품화하여 이름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에서는 이미 이름이 잘 알려진 특산물들과 발효생햄을 접목시켜 안동은 ‘참마돼지발효생햄’, 남원은 ‘흑돼지발효생햄’, 영주는 ‘인삼발효생햄’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우리나라 돼지고기 소비문화는 삼겹살 위주로, 돼지 뒷다리 부위는 삼겹살에 비해 3~4배 정도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들 저렴한 뒷다리 부위를 활용하여 고급 발효생햄을 제조할 경우 신선 뒷다리고기를 활용할 때보다 약 40배의 부가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