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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꽃가루 발아율 검정 기술

배는 꽃이 피고 꽃가루가 암술머리로 옮겨져 수분이 잘돼야 열매가 맺히게 된다. 하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기상이변이 잦아지고 방화 곤충의 감소로 결실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 고품질 꽃가루를 이용한 인공수분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인공수분 작업 시 배 꽃가루의 발아율은 한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순도 높은 꽃가루를 채취하여 어느 정도의 활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확인 후 작업해야 한다. 이에 배 발아율 검정기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국립원예특작과학원
  • 2015 년
  • 2,031
시나리오

제 목 : 배 꽃가루 발아율 검정 기술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배는 과즙이 많고 아삭한 식감이 좋아 해외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최근 잦아지는 기상이변으로 꽃가루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불량 배 꽃가루가 유통돼 품질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국산 배의 명성 유지를 위해 인공수분용 배 꽃가루 발아율 검정 기술 보급에 나서고 있는데요. 국산 배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 꽃가루 발아율 검정 기술에 대해 알아봅니다.


1. 꽃가루 채취

 인공수분용 꽃가루는 꽃이 풍선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인 개화 하루 전부터 개화 직후 꽃밥이 터지지 않은 시기에 채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요. 꽃밥은 채취기를 이용해 모은 후, 꽃가루 정선기(뜻풀이:주원료 이외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 즉 정선작업을 행하는 작업기로서 체, 스크린 등 다양함.)로 꽃잎이나 그 밖의 것으로부터 꽃밥만 수집합니다. 이후 온도 25℃ 전후, 습도는 50% 정도인 개약기에서 12~24시간 정도 넣어 꽃밥을 터트리는데요. 개약기가 없을 경우에는 온돌방에서 꽃밥을 터트립니다. 이렇게 터진 꽃밥에서 꽃가루 정선기나 아세톤을 이용해 꽃가루만 수집하고, 화분의 생명과 활력을 위해 저온 건조한 냉동고에 보관 합니다.


2. 꽃가루 준비

 냉동실에 보관된 꽃가루는 사용 하루 전에 꺼내 용기 내에서 잘 섞이도록 흔든 후에 사용할 양을 덜어 약 4℃전후의 냉장실에 보관해 둡니다.


3. 수분 흡수

 냉장실에서 꺼낸 꽃가루는 인공 수분에 앞서 수분함량을 체크해야 하는데요. 국내에서 그 해에 자연건조로 채취된 꽃가루는 수분 흡수 과정이 필요하지 않지만, 꽃가루의 수분함량이 5%이하로 강제 건조된 경우에는 정상적인 활력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수분함량이 10% 정도 되도록 해야 합니다. 수분 흡수 방법은 뚜껑이 있는 용기에 여과지나 화장지 등을 깔고 분무기로 약간 흐를 정도의 물을 뿌린 후에 작은 용기를 하나 더 넣어 꽃가루를 담고 뚜껑을 닫아 4℃ 냉장실에 12시간 정도 넣어둡니다.


4. 배지 준비

 수분 흡수가 끝나면 발아를 위한 배지를 준비해 주는데요. 배지는 증류수 1ℓ와 증류수의 10%에 해당하는 자당 100g, 그리고 1%에 해당하는 한천 10g을 넣고 끓인 후 뜨거운 액체 상태의 배지를 슬라이드글라스(뜻풀이:병원균의 검경 또는 발아시험에 쓰이는 75×25㎜ 크기의 유리.)에 기포가 발생하지 않도록 두께가 약 1mm이상 되도록 펼칩니다. 이때 배지가 너무 두꺼우면 현미경 관찰이 불편하고, 너무 얇으면 꽃가루 발아가 불량해 지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5. 꽃가루 옮겨심기

 배지가 굳고 슬라이드글라스 뒷면에 온기가 없어지면 면봉을 이용해 꽃가루를 배지 위에 일정한 간격으로 옮겨 심는데요. 이때, 화분의 옮겨심기는 배지 상에서 화분이 서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분포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배지를 깐 슬라이드글라스를 멀리 놓고 꽃가루를 묻힌 면봉을 배지와 입 사이에 놓고, 불어가며 꽃가루가 배지 위에 먼저처럼 보이게 옮겨 심도록 합니다.


<인터뷰 - 김윤경 박사 /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꽃가루를 뿌리고 나서는 꽃가루가 얼마만큼 균일하게 뿌려 졌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빛을 향해 슬라이드그라스를 살짝 들어보면 꽃가루가 어느 정도 뿌려졌는지 확인하실 수가 있구요, 만약에 육안으로 보았을 때 꽃가루가 많이 뭉쳐있다고 하면 다시 뿌리시는 게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현미경으로 꽃가루 개수들을 세어야 하는데 꽃가루가 뭉쳐있으면 개수를 세기가 굉장히 불편합니다.”


6. 꽃가루 배양 및 발아

 옮겨심기가 끝난 슬라이드글라스는 페트리디시 바닥에 여과지 2장 또는 화장지 2~3겹을 깐 다음, 약간의 물로 젖게 하고 그 위에 올려놓고 뚜껑을 덮어주는데요. 이때, 수분이 많은 뚜껑에 맺힌 물방울이 배지 위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페트리디시를 기울여 물기가 흐르지 않게 합니다. 이후에는 온도 20~25℃, 상대습도 80~90%로 항온기에서 3~4시간 정도 배양해 주는데요. 옮겨 심은 꽃가루는 장원형이었다가 항온기에서 30~40분간 수분이 흡수되면 둥글게 부풀고, 꽃가루의 발아공(뜻풀이:포자의 정단부에 있는 소공(小孔)으로서 발아관이 나타나는 곳.)에서 꽃가루관(뜻풀이:꽃가루가 발아하여 생긴 관.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붙으면 꽃가루가 발아하여 꽃가루관을 내고, 이것이 암술대를 통하여 씨방 속으로 들어가고 계속 밑씨 속으로 들어가 배낭(胚囊)에 도달함.)이 자라기 시작합니다.


7. 꽃가루 발아율 조사

 꽃가루의 발아 정도는 항온기에서 3시간 후에 꺼내 조사하는데요. 화분의 발아 여부는 화분관의 성장 정도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꽃가루 발아율은 현미경 50배율의 한 화면에 10개 이상 올라온 꽃가루의 총수에 대해 발아된 꽃가루 비율을 계산하는데요. 정확한 조사를 위해서는 3번 이상 반복 조사해 평균값을 구하고, 한 화면에 옮겨 심은 꽃가루가 너무 많아 조사가 어렵거나 10개 미만의 꽃가루가 옮겨 심어진 경우에는 신뢰성이 낮기 때문에 재검정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 김윤경박사 /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현미경으로 보셨던 화면의 발아율을 계산하는 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화면에 꽃가루의 개수를 모두 세어야 합니다. 지금 화면에서 보이는 모든 동그란 형태를 보이는 것들은 꽃가루입니다. 이것들의 개수를 모두 다 세고 난 다음에 다음과 같이 화분관이 자라난 꽃가루들만 개수를 다 세어주고 이것들을 전체 꽃가루에 대한 화분관이 자란 화분의 비율로 발아율을 계산하면 되겠습니다.”


 한 해 농사의 풍흉을 결정하는 배 꽃가루 발아율 검정은 인공수분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중요한 단계인데요. 현재 각 지자체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농가에서 인공 수분 2~3일 전에 꽃을 따 채취센터에 맡기면 꽃가루를 채취해 발아율을 검정을 해 주고, 인공 수분 후 남은 꽃가루는 보관해 이듬해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배 재배농가에서는 꼭 이용하셔서 우리 국산 배의 품질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