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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딸기 화분매개벌 관리 기술

  • 국립농업과학원
  • 2024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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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온실에서 재배되는 수박과 딸기는 꽃의 꽃가루를 암술로 옮겨주는 벌의 ‘화분 매개’ 활동이 없으면 품질 좋은 과실이 열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꿀벌 무리가 줄어들면서 꿀벌에 의존하는 농작물 생산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딸기는 꽃이 작고 꽃가루도 많지 않아 꿀을 주로 수집하는 꿀벌이 꼭 필요합니다. 꽃가루를 옮겨줄 꿀벌이 부족한 상황에서 올바르게 벌을 관리하는 방법과 꿀벌을 대체 할 수 있는 뒤영벌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딸기를 생산하는 법을 알아보겠습니다. 품질 좋은 딸기를 얻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좋은 벌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좋은 벌은 8월 말에서 9월 중순에 태어나 꽃가루를 옮기는 일을 하도록 길러진 어린 일벌을 말합니다. 이 벌들은 10월~11월 초부터 약 5개월 동안 온실 안에서 꽃가루를 옮기며 딸기의 수정을 돕는데요. 이때, 온실의 온도는 15~20 ℃가 좋습니다. 꽃의 수분을 돕는 꿀벌은 얼마나 필요할까요? 200평 온실을 기준으로 했을 때, 7,500~10,000마리가 필요합니다. 실제 실험에서는 꿀벌이 10,000마리 있을 때, 딸기의 기형과가 나올 확률이 가장 낮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꿀벌을 온실에 넣을 때 꼭 확인해야할 것이 있는데요. 바로 벌집에 꿀과 여왕벌이 알을 낳을 공간이 충분히 있는지 꼭 확인해야합니다. 이제 벌통을 설치하러 가볼까요? 이 농가는 비교적 관리하기 쉽게 만들어진 화분매개전용 나무 벌통을 선택했는데요. 이 벌통은 3-4장의 벌집판과 꿀이 저장된 저밀판, 벌통 내부 온도를 지켜줄 보온재, 꽃가루와 영양소를 섞어 만든 대용화분(꽃가루)이 있고 그 위에는 먹이용 설탕물을 넣는 덮개형 사양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벌통은 벌들의 출입 방향과 관계없이 온실 입구로부터 20m 지점 안쪽에 설치하는 것을 권장하는데요. 그 이유는 15℃ 이하에서는 꿀벌의 활동량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찬바람이 드나드는 온실 입구보다는 조금 안쪽에 설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온실 내에서 벌통 설치를 피해야하는 곳은 어딜까요? 측창, 곁창 주변과 난방기, 탄산가스 발생기 옆입니다. 또 온실 방향도 벌의 활동에 영향을 주는데요. 햇빛의 양이 많은 동서 방향의 온실에선 꿀벌의 활동이 활발해 딸기 열매가 더 잘 맺히지만 남북방향의 온실의 경우에는 햇빛의 양이 적기 때문에 활동성이 강하고 힘이 좋은 벌들을 넣어줘야 합니다. 그리고 벌통 보온에도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자, 이제 벌통 설치가 끝났습니다. 지금부터는 주기적으로 꿀벌 관리를 해야 되는 데요. 딱 세 가지 키워드를 기억해주세요. 먹이 공급, 보온 유지, 농약 관리! 꿀벌의 먹이는 유충의 먹이로 사용되는 대용화분(꽃가루)과 당액이라고 하는 설탕물이 있는데요. 대용화분은 총 세 번 공급합니다. 벌통 설치할 때 한 번, 설치 후 60일이 이내에 한 번, 마지막으로 150일 이내에 한 번 공급합니다. 설탕과 물 1:1 비율로 섞은 설탕물은 벌통 설치 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좋으며, 2월 이후부터는 2주마다 1번씩 넣어주세요. 한파 시기인 12월 말부터 2월 초까지는 보온에 가장 많이 신경써야하는 기간입니다. 온실 야간 온도가 5℃으로 떨어지지 않게 주의하고, 항시 15-10℃를 유지해야 합니다. 벌통에 보온재를 넣거나 담요를 꼭 덮어주세요. 그리고 농약 살포 시 가장 중요한 건 벌통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농약 살포 전날, 벌들이 다 집에 들어오면 벌통 출입문을 닫고 다른 곳으로 잠시 이동시킵니다. 만약 이동이 어렵다면, 검정색 두꺼운 비닐 또는 두꺼운 종이 상자로 벌통을 덮어주세요. 그리고 농약 살포 후, 하루이틀정도가 지난 뒤에 충분히 환기를 하고 벌을 다시 투입하면 됩니다. 꿀벌은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활동이 감소하고 벌들의 힘도 약해집니다. 꿀벌은 대게 1~2월 중엔 월동을 하기 때문에 꽃가루를 옮겨줄 새로운 꿀벌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구원투수로 뒤영벌을 투입합니다. 뒤영벌은 꿀벌보다 벌통당 가격이 4~5배 저렴해 훨씬 경제적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딸기는 고설재배라 5월까지 벌이 버텨줘야 되는데, 대부분 꿀벌이 1-2월에 없어져버려요. 그때는 꿀벌을 구하기도 어려운데 뒤영벌이 큰 도움이 되죠. " 딸기 꽃을 수정하기 좋은 뒤영벌을 고를 땐, 벌들이 밝은 노란 색을 띠며 유충방과 번데기 방이 많고, 활발하게 비행을 하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인터뷰>_이경용 연구사 - 뒤영벌의 특징, 투입 시기? 뒤영벌은 저온(10℃ 이하에도 활동) 에 강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해 쉽게 구할 수 있어 꿀벌을 대체하기 좋습니다. 꿀벌의 활동량이 약해지는 저온기 12월에서 1월, 고설 재배에 경우 3월 중순이 뒤영벌을 넣기 적절한 시기입니다. 뒤영벌은 200평 온실을 기준으로, 100-120마리의 일벌이 들어있는 벌통을 투입해 30~50일 가량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벌통 위치는 꿀벌과 동일하지만, 벌통의 출입구를 방사 하루 이틀 전에 해가 있는 방향으로 땅에서 30-100cm정도 띄워서 설치하면 됩니다. 그리고 벌통의 출입구를 판자나 스티로폼으로 덮어서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게 해주면 됩니다. 뒤영벌도 농약을 사용할 때는 벌통 입구를 닫고 하루 이틀 정도 밖에 내어놓는 것이 좋은데요. 이때는 벌이 굶지 않도록 꽃가루를 하루에 한 번, 1티스푼씩 공급합니다. <인터뷰>_이경용 연구사 - 뒤영벌을 이용할 때 주의사항이 있나요? 일단 꽃이 적을 때 뒤영벌을 사용하는 걸 피해야합니다. 1-2화방으로 교체되는 12월 중순~ 1월 초에 꽃이 적으면 뒤영벌 사용을 자제해야하고요. 온실 내부에서 활동 중인 벌이 시간당 10마리 이상 보일 경우에도 밀도를 조절해야합니다. 뒤영벌이 너무 많으면 꽃이 검게 변하는 화탁 흑변 현상이 생길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 기형과가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합니다. 그러면 뒤영벌이 많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벌통 출입문을 열고, 닫아주면서 벌의 숫자를 쉽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벌을 관리하는 방법을 알아봤는데요. 이 4가지를 꼭 기억해주세요. 충분한 먹이 공급, 보온 유지, 농약 살포 전날 벌통 이동시키기, 그리고 꽃이 적을 때 뒤영벌을 사용하지 말 것! 효율적인 벌을 관리로 모든 농가에서 품질 좋은 딸기가 안정적으로 생산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