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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풍속과 놀이로 농경 공동체 문화를 지켜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문화에 따른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의 ‘농경의례 및 공동체 전승’활동에 적합한 세시풍속과 놀이를 소개하고 공동체 문화 증진을 위하여 세시풍속 실시현장 또는 농업환경보전 프로그램 사업 대상마을인 보령시 장현마을을 찾아가 농경 공동체 문화의 현대적 활용 기능 등에 대해 알아본다.

  • 국립농업과학원
  • 2023 년
  • 372
시나리오

7. 세시풍속과 놀이로 농경 공동체 문화를 지켜요! 1편. 농경의례와 공동체 전승 활동을 소개합니다. 그 옛날 힘든 농작업 속에서 마을 이웃들과 함께 즐기는 세시풍속과 놀이는 고된 삶에 큰 위로와 힐링을 선물했는데요.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요. 여기 즐거웠던 옛 추억을 되찾아 새로운 행복을 만들어가는 마을이 있습니다. 이거 한 입 드셔 보세요. 함께 먹으니까 더 맛있지요.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 ‘농경의례와 공동체 전승’ 활동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깨우고, 적막했던 마을이 하하호호 웃음소리 넘치는 마을로 변신한 현장을 지금 만나봅니다. 오서산 아래 50여 가구가 정답게 모여 있는 충남 보령시 장현마을. 오늘 마을에서는 복날 맞이 특별 행사가 준비 중인데요. 주민들이 모인 곳은 마을을 휘돌아 나가는 작은 냇가입니다. 시원한 냇가에 족대를 넣고 고기를 모는 머리 희끗한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10대 소년의 웃음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농사일만으로도 바쁜 어르신들이 어떻게 냇가에 모이게 된 걸까요? 저희 마을은 아주 오래전부터 매년 복날이면 어르신들의 보양을 위해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대접하는 자리를 마련하곤 했는데요. 이렇게 마을에서 대대손손 이어 온 공동체 활동 역시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의 공동활동 유산 분야에 해당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습관처럼 해 온 활동들이 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니 왠지 뿌듯한 느낌이 들어서인지 주민 참여가 더 늘었습니다.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주민들이 고령화되면서 점점 사라져간 크고 작은 마을 풍습과 놀이. 그러면서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도 크게 줄었습니다. 옛날에는 대보름부터 시작해서 계절별로 세시풍속이 있어서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날이 많았어요. 아이들은 민속놀이도 많이 하고. 그런데 점점 그런 풍속들이 사라지니까 주민들끼리 교류가 뜸해졌죠. 그런 주민들이 이렇게 다시 모이기 시작한 건 ‘농업환경보전 프로그램’활동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경의례와 공동체 문화 전승’ 덕분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가치관이 변하면서 공동체 문화가 사라지고 있는데요. 시간의 두께가 켜켜이 쌓여 있는 세시풍속과 놀이는 전통사회를 유지해 온 마을 공동체의 산물입니다. 그리고 이는 농촌의 가치와 정체성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 틀림없습니다. 따라서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에서는 풍년 기원과 같은 농경의례, 조상숭배와 어른 공경 같은 예절, 건강증진 그리고 오락적 기능까지 가진 세시풍속과 놀이를 발굴해 지속될 수 있게 하고요. 더 나아가 농경 문화유산으로 남아 더 나은 방향으로 활용하는데 목표를 두고 실천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농업 환경 보전 프로그램의 ‘농경의례 및 공동체 전승’ 활동에 적합한 세시 풍속과 놀이는 현재 33종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세시 풍속은 대보름맞이 달맞이와 소원빌기, 복조리와 춘첩자, 장승 솟대 만들기, 세배와 덕담, 약초캐기, 복 놀이, 짚‧나무‧모시로 공예품 만들기 등 15종이고요. 세시 놀이는 줄다리기, 봉선화 물들이기, 연날리기, 답교, 윷놀이, 공기놀이 등 18종입니다. 2편. 세시풍속과 놀이가 되살아나면서 마을이 변했어요. 올해로 6년째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장현마을 주민들은 오늘 세시풍속 중 하나인 삼복더위 복달임 행사를 통해 마을 친목도 다지고, 연로하신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위로하는 경로회도 마련하게 됐는데요. 삼삼오오 모인 어르신들 얼굴엔 웃음꽃 만발입니다. 우리 어릴 적에는 복날이면 이렇게 냇가에서 고기잡이도 하고,닭고기, 돼지고기도 함께 모여 먹었거든요. 오늘은 이렇게 모이니까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아 기운이 납니다. 어르신들 웃으시는 걸 보니까 좋고요. 때때로 이렇게 즐길 수 있는 풍속과 놀이가 계속됐으면 좋겠습니다. 보글보글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지는 주방에서는 어르신들의 요리비법 전수가 한창인데요. 그 옛날 적은 재료로 많은 사람이 나눠 먹을 수 있었던 방법과 대대손손 내려온 손맛을 내는 비법까지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비법은 옛날부터 부모님들이 음식하시던 그대로 하는거죠! 힘이 불끈 솟는 복달임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어르신들은 윷놀이 삼매경에 빠졌는데요. 그동안의 시름을 담아 시원하게 윷을 던지고, 한 칸 두 칸 전진하는 말판에 훈수를 얹어가는 이 시간, 세상의 시름은 모두 잊고 온전한 나로 돌아갑니다. 농번기로 바쁘게 일하다가 잠깐 짬을 내 이렇게 어르신들과 함께하니까 재미있고, 즐겁네요. 어르신들을 위한 자리인데 오히려 제가 스트레스도 풀고, 기운도 얻어가는 것 같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좋은 자리도 마련해주고, 함께해주니 즐겁고 좋지요. 아주 고마워요. 3편. 세시풍속과 놀이를 지키는 농촌 만들기 맛있게 끓여진 어죽과 정성스레 준비한 복달임 음식들. 오랜만에 맛보는 별미에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오는데요. 와~ 어릴 때 먹었던 그 맛 그대로네. 청년으로 통하는 60대부터 호호백발의 80대 어르신까지 뜨끈한 복달임 음식과 맛있는 반찬에 힘이 절로 불끈 솟습니다.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어죽 맛은 우리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그 맛이네요. 어르신들 만족하는 모습 보니까 준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농업환경보존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공동체 활동에 익숙해진 장현마을 주민들은 최근 이런 풍속과 놀이 덕분에 사이가 더 끈끈해지고 돈독해졌다고 하는데요. 이런 좋은 기회들이 후대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습관처럼 해왔던 풍속과 놀이가 우리 농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고, 지켜야 할 문화유산이라는 것을 깨닫고 나니까 대를 이어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저희 마을은 힘이 닿는 데까지 열심히 지속해볼 생각입니다.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세시풍속과 놀이는 공동체 의식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이를 잘 활용하면 농촌만이 가진 훌륭한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문화콘텐츠는 농촌관광, 체험, 우리문화 교육과 마을 축제 등에 활용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이런 의미에서 봤을 때, 우리 농업 환경을 살리고, 농촌의 새로운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있는 세시풍속과 놀이가 계속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마을에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농경 문화 속에서 선조들의 예의와 지혜, 나눔과 배려를 담은 세시풍속과 놀이를 계승해 나가고 있는 마을! 이곳에서 주민들은 한마음이 되어 우리 농촌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지켜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