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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손길로 완성되는 한우고기

소를 잘 키우는 방법은 삼국시대부터 시작되어 고려시대에 이미 전담하는 관청에 의해 여러 가지 방법이 적용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한 소 사육기술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사람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가축사양기술은 소 뿐 아니라 다른 축종에도 영향을 미치는 근본기술로 개량의 성과를 눈으로 확인시켜 주는 중요한 기술이다. 육종이 우수한 특징을 가진 이상적인 가축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면, 사양(飼養)기술은 이상을 현실로 바꾸는 과학기술이다. 섬세한 손길인 소 사양기술에 관해 알아보자.

  • 국립축산과학원
  • 2018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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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제목 : 섬세한 손길로 완성되는 한우고기


농사일을 돕는 일꾼으로 농업 발달에 지대한 역할을 담당해 온 한우는 농업의 기계화가 이루어지면서 육용으로 개량되어 우리 식탁을 기름지고 풍족하게 만들어 왔는데요. 90년대 중반 가격이 비교적 낮은 외국산 소고기의 수입으로 한때 위기를 맞았지만 한우만이 가진 풍부한 육즙과 고소한 맛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한우는 ‘가장 맛있고 귀한 고기’라는 명성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한우! 그 이유와 비결을 지금 만나봅니다. 


1. 한우의 뿌리는?
세계에서 사육되고 있는 소들은 2종의 공통조상에서 갈라져 각 지역에서 가축화 되었는데요. 우리나라에 소가 들어온 것은 약 2천년 전으로 시베리아 등지에 서식하던 유럽 원우 계통이 중국 북부를 거쳐 우리나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2. 한우의 이름은?
한우가 한우라는 이름을 갖게 된 건 역사적 배경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요. 그저 ‘소’라고 불려오던 한우는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 소와 구분을 위해 ‘조선우’라는 표현을 얻게 되고, 광복 이후로 ‘한우’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소는 원래 지역별로 가축화된 종이 다양해 흑색, 청색, 갈색, 얼룩, 흰색 등 9개 계통이 있었는데요. 일본이 자국의 소를 개량하기 위해 우리의 흑우, 칡소 등을 30년간 150만두 반출하고, 1938년 ‘한우심사표준’을 제정해 우리나라의 소를 황갈색으로 한정시켰습니다.


3. 한우의 쓰임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소는 제례와 무기, 약재와 농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쓰여 왔는데요. 제례에 쓰였던 소는 의식이 끝난 후 사람들과 나눠 먹던 풍습 덕분에 맛있는 고급식재료로 변신해 고구려와 부여의 음식인 맥적은 불고기의 근원이 됐고, 삼국시대 왕과 귀족을 중심으로 즐기던 우유는 영양가 많은 타락죽을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또, 소는 청동기시대부터 뼈는 갑옷으로, 뿔과 힘줄은 활과 창 등의 무기재료로 사용되고, 털과 골수, 위와 간 같은 내장기관 그리고 똥과 이빨에 이르기까지 모두 약재로 사용돼 왔는데요. 농사에 있어서도 신라 지증왕 3년부터 우경이 시작돼 1990년대 농업에 기계화가 정착되기까지 약 1500여 년간 소는 우리 농업의 역사와 함께해 왔습니다.


4. 한우 일소에서 고기소로 변신!
쓰임이 많은 소는 용도에 맞게 각 시대별로 다양하게 개량돼 왔는데요. 우리나라 소 사육기술과 한우개량사업은 1906년 농촌진흥청의 전신인 권업모범장이 설치되면서 근대적 축산기술이 도입돼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습니다. 1960년대 한우개량방향이 설정되고, 한우경진대회, 인공수정소 설치, 가축보호법 등이 제정돼 한우 육성의 기틀이 다져지고, 70년대에는 본격적인 가축육종사업으로 검정과 후대검정을 통한 과학적 선발과 연구가 시작되면서 한우는 더 이상 일소가 아닌 고기소로 개량됐는데요. 80년대에는 소수 정예의 씨수소 뿐만 아니라 개량된 암소집단도 육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90년대에는 순수 한우의 육질 고급화에, 그리고 2000년대에는 육질과 성장을 동시에 개량하고, 씨수소용 송아지 전문생산 농가를 운영해 농가 중심의 개량 체계 토대가 마련됐습니다.


5. 우수한 한우를 더 특별하게, 사양기술
육종기술의 발달로 시대가 원하는 품질을 얻은 한우는 좋은 환경에서 적절한 관리방법으로 키워내는 사양기술을 통해 최고의 명성을 얻게 되는데요. 이를 위해 우리나라 축산업계에서는 생산성을 높이고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축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특별한 사양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첫째, 좋은 신체적 특징을 보유한 송아지를 선택하고, 둘째, 가장 품질이 좋은 시기에 출하하며, 셋째 영양가가 풍부한 양질조사료와 농후사료를 적절한 양으로 공급하고, 넷째 연령에 맞는 사료를 급여하는 방법인데요. 이와 더불어 다섯째 사육두수와 무리 구성을 고려해 사육밀도를 여유 있게 조절하고, 여섯째 바닥, 온도, 습도, 일교차 등 사육장 안의 환경을 쾌적하게 관리하며, 일곱째 비육 전용 사료와 급수조 송풍 팬 등을 사용하고, 여덟째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해 질병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또한 아홉째 한우는 주변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동물로 더위나 추위,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쓰고, 마지막 열 번째는 깨끗한 수질과 충분한 수량을  갖춘 물을 공급함으로써 세계 최고 품질의 한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6. 최고의 육질을 얻기 위한 시작은 어린소로부터
최고의 육질을 얻기 위한 사양관리는 송아지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는데요. 태어나서 12개월령까지는 고급육 출현비율을 결정하는 육성시기로 생후 하루 이내에 초유를 먹이고, 3개월령에 젖을 뗄 때까지 단백질 급여에 신경 써야 합니다. 이후 14개월에서 24개월령까지는 근내지방이 형성되는 비육전기인데요. 따라서 단백질 함량과 에너지가 높은 농후사료를 충분히 먹여야 합니다. 그리고 육질이 개선되는 비육후기인 22개월에서 29개월령은 질병이나 환경 뿐 만아니라 더위나 추위 등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중 증가량이 감소하고 육질이 나빠질 수 있는데요. 따라서 이때는 사양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7. 수입육 VS 한우, 당연히 한우 ‘승’
이렇게 깐깐하게 관리된 한우는 고기 속에 단맛을 내는 글루코스 함량이 2배 이상 많고, 탄수화물과 리보핵산(표고버섯, 멸치, 다시마 등 감칠맛을 내는 물질) 등 다양한 풍미를 만드는 전구물질(최종 생성물로 변할 수 있는 원료가 되는 물질)이 풍부하며, 면역력 증가에 기여하는 함유황 아미노산과 단백질이 다량 함유돼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좋은 음식으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이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산 육용종인 앵거스와 비교했을 때 수입육우는 생후 20개월 안에 살코기 위주로 빠르게 성장해 출하되는 반면, 한우는 평균 체중 증가량은 느리지만 30개월령 까지 근내지방 량이 충분히 형성돼 더 고소하고 풍부한 맛을 내고,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을 생성합니다.


8. 맛있는 소고기 고르는 법
그럼 맛있는 한우는 어떻게 고를 수 있을까요? 육안으로 봤을 때, 고기의 결이 곱고 섬세하며, 지방이 고루 분포된 것이 부드럽고 육즙도 풍부한데요. 이렇게 좋은 한우를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숙성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숙성은 고기를 진공포장 한 후 0℃ 부근에서 20일간 숙성한 것이 가장 연하고 특유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고기의 부드러운 정도나 풍미 조직감이 가장 좋은 고기는 송아지를 낳지 않은 30개월령 내외의 암소고기가 최고이며, 다음으로 송아지를 2∼3두 생산한 4∼5세 정도의 암소, 30개월령 내외의 거세한 수소, 22개월령 내외의 수소고기가 우수합니다.

또, 소고기는 축산물 이력제를 통해 좋은 고기를 선택할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요. 포장된 소고기의 라벨 하단에 이력번호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입력하면 소의 출생부터 도축, 포장처리, 판매에 이르기까지 정보를 기록 관리하여 위생·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력추적이 가능하며, 또한 소의 도축연령, 성별, 원산지 등이 기록되어 이 정보를 근거로 내가 원하는 고기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사양기간이 길고 육질이 더 뛰어난 한우는 넓은 땅에서 짧은 기간 키워 장기간의 저장을 거쳐 출하되는 외국산 고기들에 비해 그 품질과 영양이 월등하게 좋은데요. 최근 무항생제 축산, 동물복지 인증농장의 확산 등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이를 도입하는 축산농가가 늘고 있어 우리 한우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인의 자존심 한우! 이제 믿고 구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