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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 가지는 다원적 기능(환경보전적 기능)

농업이 가지는 다원적 기능 중에서 환경보전적 기능에 대해서 조명해 본다.

  • 국립농업과학원
  • 2002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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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제 목 : 농업이 가지는 다원적 기능(환경보전적 기능)


  우리나라 전 국토의 약 19%를 차지하고 있는 농지는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식량생산을 담당할 뿐 아니라, 후대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국토를 보전하고 환경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조들로부터 내려오고 있는 전통문화를 유지하고 농촌의 활력을 증진하는 일 역시 농업이 담당하고 있는 건전한 사회문화적 역할입니다. 이렇게 환경을 보전하고, 사회문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농업의 기능을 농업의 다원적 기능이라고 말합니다.


1. 농업의 다원적 기능 - 환경보전적 기능


  농업의 다원적 기능이 가진 가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무한합니다. 농산물이나 식품처럼, 실제로 시장에서는 판매되고 있지는 않지만 대기 중의 산소처럼 모든 국민이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가. 홍수 조절기능


  농업이 가지고 있는 환경보전기능 가운데 첫 번째는 홍수조절기능입니다. 우리나라는 여름철 내리는 비가 연간 내리고 있는 비의 60%이상 차지하고 있고 산림의 면적이 전국토의 약 65%에 달하는 지형으로, 내리는 비가 일시에 모여들기 쉬운 지형여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자연적인 요인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매년 홍수와 같은 수해를 입을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국가에서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많은 댐과 저수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댐과 저수지 외에도 홍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농업입니다.

 

  홍수 시 농경지는 자연스럽게 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논은 논둑이 있어 물을 가두기 때문에 그 효과가 더욱 큽니다. 우리나라 농경지가 가지고 있는 홍수 조절량은 연간 약 33억 톤에 달하며 이는 춘천댐의 18배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나. 수자원 함양기능


  산림은 국토를 보존하고 수자원을 지키는 기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삼림을 가꾸기 위해서는 몇 십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삼림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농업입니다. 물은 인간의 생존은 물론 생활과 산업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자원입니다. 여름에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강수량을 바다로 흘려보내지 않고 가둬서 농사나 생활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 바로 수자원 함양기능입니다.

 

  또한 논에 고여 있던 물의 상당 부분은 땅속으로 스며들어 중요한 지하수원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지하수보유 능력은 연간 소양강 다목적댐 유효저수량의 약 2.7배인, 54.5억 톤으로, 홍수와 가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다. 토양유실 저감기능


  농업은 땅에서 이뤄지는 생명산업입니다. 따라서 농업과 땅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합니다. 농업의 토양보존 기능은 이러한 농업과 땅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것입니다. 충청남도 논산시 부마면 등지에서 조사한 연구결과 논이나 밭의 작목별 토양 유실량의 차이를 보게 되면 논에서의 유실량이 밭에 비해 상당히 적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논이 보존 가능한 토양은 1년에 약 1,700만 톤으로, 토양이 1cm 가량 유실되는데 걸리는 기간은 2,3년인데 비해, 다시 1cm가 생기기 위해서는 200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농업의 토양보존기능은 우리의 국토인 땅을 유지하고 보존하는 동시에, 후세를 위한 또 다른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라. 기후 순화기능


  지금까지 농업의 기능을 국토보전적인 측면에서 살펴봤다면, 이제부터의 기능은 모두 작물을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공익기능입니다. 먼저 농업이 기후를 순화하는 기능을 기후순화기능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기후순화기능은 논의 증발산량이 많기 때문으로 하루 52.3톤의 증발산량이 여름철 고온 시에 대기냉각효과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위성자료를 이용해 전북지역의 여름철 기후순화기능을 평가해 보면, 전주시내의 표층온도가 37~38도까지올라가는데 비해 김제평야의 표층온도는 27~28℃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는 논밭의 증발산량이 대기를 냉각시켜 표층온도를 낮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시간별 온도 변화 역시, 논밭의 변화가 시가지에 비해 더 적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 대기 정화기능


  공장이나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은 지구를 온난화 시키는 주요 가스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 온실가스를 저감시키기 위하여 엄청난 시간과 돈이 사용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러나 농업은 이산화탄소 1,400만 톤을 흡수하고 약 천만 톤의 산소를 방출하는 대기정화기능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즉,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가스를 흡수하여 이를 정화시켜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산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농촌에 가면 공기가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기능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 수질 정화기능


  농업의 환경다원적 기능 중 또 다른 기능은 바로 수질정화기능입니다. 수질정화기능은 논이 수질정화 소화조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질소수지를 통한 수질정화기능을 조사한 결과 전국의 연간 ha당 질소 평균발생량이 40kg 정도인데 농경지에서의 유출된 수질을 보게 되면 평균 5kg 내외로 현저 하게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암모니아태 질소와 인산이 토양에 흡착돼서 벼에 흡수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과다한 농자재 투입을 삼가하고 농업을 계속할 경우, 수질이 점차 개선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양분의 지속적인 공급으로 질소유실을 방지하고, 유기물 소모까지 줄이고 있습니다. 심각한 수질오염으로 안전위기를 느끼고 있는 현대사회에 이러한 수질정화기능은 기초산업인 농업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사. 농업 생태계 보전기능


  우리의 생명을 이어주고, 우리가 사는 환경을 깨끗하고 안전하게 지켜주는 농업. 이러한 혜택은 우리에게 뿐만 아니라 생태계 전체를 보전하는 기능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농업은 땅에서 시작하는 산업입니다. 농업이 건강해야 인류의 생명이 건강한 것처럼, 토양이 건강해야 우리의 미래도 건강합니다.

 

  농업은 우리의 땅을 튼튼하게 만들고, 오염물질을 정화시켜주는 자정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천연적인 유기물 자정능력이 뛰어나, 산성화된 토양을 중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생물 다양성의 보존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요즘, 농촌은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수많은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는 곳입니다. 농촌의 들과 밭은 야생동물이 사는 중요한 곳으로 그들에게 서식처로서의 기능을 제공하면서, 유전자원이 지속적으로 가능할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철새의 경우 농경지를 주요 서식처로 이용하면서 하나의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균형 있는 생태계 유지는 인간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농업은 자연생태계를 유지시켜주고, 생물의 다양성을 보존하는 중요한 생태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에 가장 가깝게 있는 산업은 농업입니다. 전통문화를 유지하고, 국민에게 보다 편안하고 아늑한 삶을 제공해 주는 것이 바로 농업입니다. 이제 농업의 다원적 기능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농업의 근본적인 정의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기술과 농업 경쟁력의 제고를 통해, 더욱 튼튼한 농업을 만드는 한편, 앞으로 이러한 다원적 기능은 농가소득의 향상과 농촌생활의 쾌적성과 직결될 것입니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사회를 정화시켜가는 산업, 농업은 이제 인간이 스스로를 부양하는 최초이자 마지막 권리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