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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접목묘 기르기

고추는 육묘 기간이 60일~90일 이상으로 길고, 본엽이 3∼4매 전개될 때부터 시작해서 육묘 기간 중에 약 30개 정도의 꽃눈이 생기기 때문에 묘의 소질이 초기 수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고추 재배에서 가장 피해가 심한 역병을 방지하기 위해, 최근에는 고추묘도 역병에 저항성을 가진 고추 대목을 이용하는 접목묘를 쓴다. 고추의 육묘과정, 접목묘의 생산방법을 자세히 알아보자.

  • 국립원예특작과학원
  • 2020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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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고추 접목묘 기르기


곽: 안녕하세요. 유용한 농업기술을 발 빠르게 전달하는 농발전 전속 아나운서 곽동휘 입니다.
제작진: 전속요?
곽: 네! 올해부터는 제가 다 했으면 하는 희망을 담아 ‘전속’ 붙여봤습니다.
곽: 오늘은 고추 접목묘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담당 연구사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장: 네~ 안녕하세요.


1. 접목묘 생산의 필요성


곽: 오이나 수박, 토마토나 고추와 같은 과채류를 재배할 때 접목묘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Q: 접목묘는 왜 이용하나요?
장: 그 이유는요. 우리나라의 경우 과채류를 재배할 때 같은 토양에서 이어짓기(연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때문에 여러 가지 무기염류가 토양에 쌓이고, 토양전염성 병원균이 증가해 이어짓기 장해가 증가하고 있어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돌려짓기, 객토, 토양소독 등과 함께 저항성 대목을 이용한 접목재배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접목은 식물조직의 재생에 의해 두 개체가 물리적으로 결합해 하나의 개체가 되는 것으로 병과 불량한 환경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고, 양분과 수분 흡수가 잘 돼 생육을 촉진시킵니다. 그래서 과채류 접목재배는 일본, 중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이용이 증가하는 추세에요.
곽: 그럼 우리나라는요?
장: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역병, 시들음병에 대한 저항성이나 내염, 내습, 내건, 내저온성 등 불량환경에 대한 내성을 갖는 대목을 이용한 접목묘 이용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고추의 경우도 시설고추를 위주로 접목묘가 이용되고 있습니다.


2. 고추 접목묘 생산


곽: 아~ 접목을 해야 더 건강한 모종이 되는 거네요. 
Q: 접목 묘는 어떻게 키워야 하나요?


가. 고추 접목용 대목


장: 현재 이용되고 있는 고추 대목은 시판 고추와 같은 종으로, 역병, 청고병 또는 TMV 바이러스 저항성 품종이 이용되고 있는데요.


나. 접수와 대목 모기르기


곽: Q: 재배할 품종이 결정되면 그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장: 재배할 품종이 결정되면 접수와 대목 모기르기 작업에 들어가야 합니다. 고추는 고온성 작물로 파종 후 발아까지 25~30℃의 온도에서 5~7일 정도 기간이 소요되는데요. 적온보다 온도가 낮으면 발아 기간이 길어지고, 높으면 종자가 썩을 수 있습니다. 또, 과습에 약하기 때문에 물빠짐과 통기성이 좋은 상토를 사용하고, 물 관리에 유의해 주세요.


① 씨뿌리는 시기


곽: 대목이 더 크고, 접수가 작으니까
Q: 씨뿌리는 시기가 다를 거 같아요.
장: 때에 따라 다른데요. 접목묘는 접목 후 활착이 되기까지 생육이 거의 멈추거나 매우 느려집니다. 따라서 실생묘에 비해 정식까지 모기르는 기간이 일주일 정도 더 소요되는데요. 씨뿌리는 시기는 대목과 접수의 생육속도를 고려해 대목과 접수를 같이 뿌리거나 대목을 계절에 따라 고온기에는 5일, 저온기에는 10일 정도 먼저 뿌립니다.


② 씨뿌리기용 트레이 선택


곽: 접수와 대목은
Q: 씨뿌리는 방법이 좀 다른가요?
장: 네.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접목묘는 실생묘에 비해 셀 크기가 좀 더 큰 플러그 트레이를 사용하는데요. 모기르는 기간을 고려해 일반적으로 105공, 72공, 50공을 쓰는데, 시설고추는 50공 트레이가 알맞습니다. 접수의 경우 대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모기르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대목과 같은 크기의 플러그 트레이를 이용하거나 좀 더 작은 셀 크기의 트레이를 이용하면 됩니다.


③ 모기르기 일수


곽: 그럼 모종을
Q: 얼마나 키워야 접목이 가능할까요?
장: 환경조건에 따라 생육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씨뿌린 후 30~40일 정도 키워 대목과 접수의 본잎이 4~6장 정도 됐을 때 접목합니다.
너무 어린시기에 접목을 하게 되면 접촉 위치의 절간이 짧아 접목하기 어렵거나 접목을 할 수 있어도 줄기가 가늘어 접수와 대목을 접합시키는 작업이 어렵고요. 접목 후 모종이 휘어서 자랄 수도 있기 때문에 너무 어린시기는 피하는게 좋습니다. 반면에 육묘일수가 길어져 본엽이 6매 이상 전개되는 경우에는 줄기와 잎이 무성해지고 줄기가 단단해져 활착까지의 소요기간이 길어집니다.
그리고 모기르기 할 때 양분과 수분 그리고 환경관리를 철저히 해주어야 합니다. 


3. 접목


가. 접목 전 준비


곽: 와~ 연구사님 지금 이 정도가 딱 접목하기 알맞은 크기인거죠?
장: 맞습니다. 본격적인 접목 작업에 앞서 몇 가지 준비사항이 있는데요. 접목은 가능한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선선한 장소에서 해주시고요. 접목을 해서 활착을 하는 기간에는 물주기가 어렵기 때문에 접목을 하기 전에 충분히 물을 줘야 합니다. 하지만 접목 당일 모종 위에 물을 주면 잎에 물방울이 맺혀 접목 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하루 전에 충분히 물을 주어야 합니다. 접목 후에는 뿌리 쪽만 물에 담가 주세요.


나. 접목 시 필요자재


곽: 접목할 때 필요한 자재도 알려주세요.
장: 고추 접목 작업을 위해서는 접목용 면도날(양면날 또는 단면날), 접목용 집게 또는 핀, 소독용 도구(알코올, 탈지분유 등), 라벨, 필기도구 등을 준비하고요. 바이러스 등의 전염을 막기 위해 접목도구는 수시로 소독하고 교체해주세요.


다. 접목위치


곽: 연구사님 접목하는 위치를 정하는 것도 중요할 거 같아요
장: 접목 작업 할 때 고추 대목을 플러그 트레이에서 뽑아서 하는 방법과 플러그 트레이 상에서 접목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는데요. 방법에 따라 육묘 기간과 접목 위치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고추 대목을 플러그 트레이에서 뽑아 접목하는 경우 대목을 쉽게 뽑기 위해서는 셀 내에 뿌리돌림이 완전히 이뤄져야 하는데 뽑지 않고 접목하는 경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육묘기간이 길어집니다. 대목을 뽑아서 접목하는 경우 본엽 6~7매, 플러그 트레이상에서 그대로 접목하는 경우 본엽 4~5매 정도일 때 접목하고요. 접목 위치는 대목의 제1본엽 바로 위에서, 그리고 대목을 뽑지 않고 플러그 트레이상에서 접목하는 경우 대목의 떡잎과 첫 번째 본엽 사이를 절단해 접목을 합니다.


라. 접목 방법


곽: 제가 잠깐 알아 본 바로는 접목 방법이 다양하다고 들었는데요. Q: 고추 접목 방법은 어떤가요?
장: 고추도 할접, 핀접, 합접 등 방법이 다양한데요. 그중에서도 합접 방접이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①할접


장: 첫 번째, 할접은 대목을 떡잎 위 1~2cm 높이에서 수평으로 자른 후 줄기의 중앙부분에 5mm정도의 깊이로 칼집을 내어 짜개고, 여기에 쐐기 모양으로 다듬은 접수를 끼워 접목용 집게로 고정하는 방법입니다.


②핀접


장: 두 번째, 핀접은 대목을 떡잎 위 1~2cm 높이에서 수평으로 절단하고, 절단면에 세라믹 핀을 길이의 1/2정도 꽂은 뒤, 마찬가지로 수평으로 절단한 접수를 대목에 꽂혀 있는 세라믹 핀의 나머지 부분에 꽂아 밀착시키는 방법입니다.


③ 합접


장: 세 번째, 합접은 대목을 떡잎 위 1~2cm 높이에서 아래로 30°각도로 비스듬히 자르고 같은 위치, 같은 각도로 자른 접수를 접합시킨 뒤 접합면을 접목용 집게로 고정하는 방법입니다.
접목 방법별 활착률은 90% 이상으로 거의 차이가 없었으나, 접목 소요시간은 할접이 핀접과 합접보다 두배 정도 소요되고, 핀접에 사용되는 세라믹 핀 가격이 접목 집게보다 비싸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합접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4. 접목 후 활착 환경관리


가. 기존 활착관리실 내 관리


곽: 연구사님~ 접목하면서 묘에 상처가 났잖아요. 회복을 위한 관리법도 필요할 것 같아요.
장: 맞습니다. 접목 만큼이나 활착 환경관리도 중요한데요, 먼저 접목 활착상을 설치해야 합니다. 접목 활착상 설치는 일반적으로 온실 내 벤치 위에 두 겹의 PE 필름과 차광막을 이용해 만들어진 터널 내에서 이뤄지는데요. 활착기간 중 증발산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접목묘 위에 계절에 따라 한겹 또는 두겹의 필름을 피복하여 상대습도를 높게 관리합니다.
곽: 네 그럼 완전히 회복 되는데는 얼마나 걸릴까요?
접목한 부위가 융합되는 데는 6~10일 정도가 걸리는데요. 초기 2~3일은 온도 25~30℃, 상대습도 85~95%를 유지시켜 활착을 촉진 시키고, 잎의 수분 손실을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접목 4~5일째부터는 PE필름과 차광막을 조금씩 열어 습도와 온도를 점차 낮춰주고, 햇볕을 쬐는 양도 늘려주세요.


나. 인공광 이용 활착관리실 내 관리


곽: 화면에서 본 접목활착상은 너무 어두워 보이는데요?
장: 네. 기존의 접목활착상은 차광, 밀폐된 조건에서는 대부분의 빛이 차단돼 광합성이 이뤄지지 않고, 계절이나 날씨 등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아 동일한 온도와 상대습도를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활착된 접목묘는 스트레스를 받아 고사하거나, 활착에 더 많은 시간이 들고, 줄기나 엽병의 도장, 접수에서의 부정근과 병 발생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요. 이런 문제점 개선을 위해 최근 정밀하게 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인공광을 이용한 활착관리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곽: 와~ 인공광을 이용 하면 확실히 회복이 빠를 것 같아요.
장: 맞습니다. 하지만 인공광을 이용할 때도 주의할 점이 있는데요. 접목 활착실에 있는 접목묘를 밖으로 옮길 때, 갑작스럽게 햇빛에 노출되면 장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차광막 아래서 하루 정도 순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특히, 가을, 겨울과 같이 온도와 상대습도가 낮은 조건에서는 환경차이가 커 접목묘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 각별히 신경 써 주세요.


5. 아주심기 및 재배관리


곽: 연구사님 지금 이 상태가 활착이 잘 이뤄진 건가요?
장: 네, 접목묘가 이렇게 완전히 접합되면 아주심기 전에 접목 클립을 제거하는데요. 이때 대목에서 발생하는 곁순은 발생 즉시 제거합니다. 그리고 고추는 천근성 작물로 아주심기 할 때 너무 깊이 심으면 수량이 감소하고요. 적정 깊이를 유지 해줘야되는데 유지접목부위가 땅에 묻히거나 지표면에 가까우면, 토양 속 병원균이나 빗물에 의한 병원균이 접목부위를 통해 식물체에 침입해 역병에 감염될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접목부위가 땅에서 5cm이상 떨어지도록 심어주세요. 또, 어린 모종을 심을 때는 뜨거워진 멀칭재료에 의해 줄기가 상하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곽: 오늘 말씀을 들어보니까 왜 접목묘를 권하시는지 알 것 같아요.
장: 네, 한국인의 식단에 고추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식재료잖아요. 부디 튼튼한 접목묘 사용으로 좋은 고추를 생산해 농가소득도 올리고, 맛있고 건강한 우리 식탁을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곽: 네. 여러분 고추 접목묘 사용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