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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음식이라 불린 과일, 감

생과로만 이용되던 감은 최근 식생활의 변화와 소비자 연령층을 고려하여 다양한 제품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가을의 별미였던 홍시를 여름에도 즐길 수 있는 아이스홍시와 반건시, 감말랭이 등의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감식초, 감잎차, 감와인 등은 건강식품으로서의 높은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또한 농어민들의 작업복으로 이용되던 감물 염색 의복이 천연염색 특유의 매력으로 인해 새로운 명품 의류로 변신되고 있으며, 가을에 붉게 물든 단풍과 감은 계절감과 향수를 자극하는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감의 다양한 면모에 대해 알아본다.

  • 국립원예특작과학원
  • 2018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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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신의 음식이라 불린 과일, 감


마을 어귀나 담장 너머 그리고 가로수로 만날 수 있는 감나무는 우리에게 무척 친근한 과일인데요. 가을의 맛과 정취를 선물하는 감이‘신의 과일’이라고 불릴만큼 영양가도 많고, 쓰임도 다양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알면 알수록 놀라운 감의 효능과 변신, 지금 만나봅니다.


1. 감, 너의 정체는
감은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에서 주로 생산하는 동아시아 특유의 과일인데요. 우리나라에서 감이 재배되기 시작한 건 삼한시대 이전으로 추정되며, 이는 고려의약서인 ‘향약구급방’에 처음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감나무는 현재 전 세계에 400여 종이 분포하고 있지만, 그중에 식용으로 이용되는 감은 4종에 불과한데요.우리나라와 중국은 떫은 감을 재배해 홍시나 곶감으로 이용해 왔고, 일본은 생과를 먹는 단감을 주로 재배해 왔습니다.


2. 우리나라 감의 종류
우리 민족이 예로부터 이용해오던 감나무의 종류는 감과 고욤나무 두 종류로 식용과 약용으로 이용되어 왔는데요. 떫은 맛의 유무에 따라 단감과 떫은 감으로 나누고, 모양과 육질의 단단함, 껍질 색, 익는 시기에 따라 이름 지어졌습니다. 모양에 따라서는 반시, 둥시 또는 월하시, 고종시, 고동시, 동이감, 꾸리감, 골감 등으로 부르고, 육질의 연한 정도에 따라서는 물감, 찰감, 밀시라고 부르며(쪼개보기), 껍질 전체가 검은 흑시와 일부가 검게 변한 먹시, 그리고 가을 낙엽 후까지 푸른색인 청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익는 시기에 따라서는 음력 8월부터 수확이 가능한 ‘조흥시’, 소주 또는 따뜻한 물에 담그거나 드라이아이스 등의 가스를 이용해 떫은 맛을 없앤 후 먹는 ‘월예감’, 서리가 내린 후 익는 ‘상시’ 등이 있습니다.


3. 우리 문화 속 감 찾기
오랜 역사를 가진 감은 우리 생활 속에서 함께해 왔는데요. 봄에 피는 감꽃은 예쁜 액세서리나 배고픈 이들의 한 끼 식사가 되기도 했고, 덜 익은 감은 옷감의 천연 염색제로 이용됐습니다. 또, 감과 곶감은 밤,대추와 함께 삼실과로 명절이나 제사상에 올리는 과일로 자리잡고, 단단한 나무는 전통가구의 재료로 이용돼 감나무는 하나도 버릴 것 없는 훌륭한 나무로 인정받아 왔습니다.


4. 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돌팔이 의원이 감을 보면 얼굴을 찡그감에 들어있는 비타민 C는 간의 해독을 촉진시켜 감 1개만으로도 숙취해소에 크게 도움을 주며, 비타민 A와 루테인은 피로한 눈에 특히 좋아 감 100g이면 하루 필요량의 3분의 1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또, 감에는 펙틴과 셀룰로오스 같은 식이섬유는 물론 라이코펜과 같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 많은데요. 이는 동맥경화와 관상동맥질환, 심장병에 효과가 있으며, 감속의 구연산 성분은 소변을 깨끗하게 하고, 성인병 예방과 피로회복에 도움을 줍니다. 특히, 감에는 떫은맛을 내는 타닌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타닌은 몸 안에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심혈관계 질환은 물론 함염, 항출혈의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5. 감에 대한 오해!
하지만 감에 대한 몇 가지 잘못된 정보로 감은 그동안 말 못할 속앓이를 해왔는데요. 먼저, 감은 칼로리가 높아 살이찐다는 말은 그릇된 정보입니다. 감 1개의 칼로리는 약 60kcal정도인데요. 고추나 피망은 1개당 25Kcal로 열량은 낮지만 생야채로 섭취하기 보다는 드레싱을 뿌리거나 기름에 볶아 먹기 때문에 감의 칼로리와 비슷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감은 변비를 일으킨다는 속설인데요. 이 역시 잘못된 정보입니다. 감의 떫은 맛인 타닌은 폴리페놀 물질로 우리 몸에서 항산화작용을 하는 기능성 성분이면서, 많이 섭취하면 변비를 일으켜 불편함을 주는 두 가지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감의 경우에는 우리가 흔하게 이용하는 구기자, 당귀, 오갈피 같은 생약류보다 타닌 함량이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장운동을 활성화해 오히려 변비에 도움이 됩니다.


6. 일년 내내 만나는 감 가공식품
그동안 단감은 생과로, 떫은 감은 홍시나 곶감, 우린 감 등으로 만들어 먹어왔는데요. 가공기술의 발달과 소비자 취향에 맞춰 감은 이제 훌륭한 디저트와 간식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제품이 아이스홍시와 반건시 그리고 감말랭이인데요. 아이스홍시는 껍질을 벗긴 후 과일 모양 그대로 먹기 좋게 재포장해 1년 내내 즐길 수 있고, 커피와 음료전문점에서 우유와 아이스홍시를 함께 갈아 만든 홍시스무디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 반건시는 겉은 건조돼 만지기 쉬우면서도 속은 홍시처럼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감말랭이는 술안주와 다이어트식으로 점점 소비가 더 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최근 감으로 만든 가공식품도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감을 발효시켜 만든 식초는 효능이 재평가되면서 아시아권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도 관련 문의가 늘고 있고, 지혈작용과 기침, 천식에 효과가 좋은 감잎차 역시 소비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유일의 감 와인은 국가의 주요행사에 만찬주로 쓰일 만큼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7. 깨어나는 감의 잠재력
감은 식품으로 뿐만 아니라 입고, 보고, 즐기는 6차 산업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데요. 농어민들의 작업복 염색에 쓰였던 감물 염색은 이제 천연염색 특유의 매력과 기능성을(자막) 덧입어 명품 의류로 변신하고, 가을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하는 감나무는 정원수와 분재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또한, 감 주산지에서는 수확철에 맞춰 감을 테마로한 축제를 열어 다양한 체험과 전시회, 직거래장터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매년 20만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해 농촌 관광자원으로 큰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습니다.


감은 우리나라 대표 신선 농산물 수출 품목으로 매년 1천만 달러 이상의 수출액을 기록하고 있는 효자 농산물인데요. 다양한 가공품과 새로운 스토리로 더 넓은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우리 감 산업에서 더 달콤한 결실의 메시지가 들려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