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한캔 하시죠”…MZ세대·캠핑족 ‘취향 저격’

  • 등록일 2024-07-29
[사진]“삼겹살 한캔 하시죠”…MZ세대·캠핑족 ‘취향 저격’



“삼겹살 한캔 주세요.”
도드람양돈농협(조합장 박광욱)이 6월 출시한 ‘캔돈’에 대해 시장 반응이 뜨겁다.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겨냥한 디자인과 보관성, 이동 편의성을 고려한 제품 패키징(포장)으로 캠핑족의 마음까지 사로잡아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축산업계 최대 히트 상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도드람양돈농협에 따르면 6월3일 내놓은 캔돈 초도물량 4000개가 출시 열흘 만에 품절됐다. 별다른 론칭 행사 없이 자사 온라인 쇼핑몰인 도드람몰과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에서만 한정적으로 판매했음에도 입소문을 타고 완판된 것이다.
제품 출시 후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앞다퉈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 리뷰에 나서는 등 기존 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반응이 나왔다.
이같은 성공 배경에는 도드람양돈농협이 업계 최초로 시도한 패키징 방식이 있다. 캔돈은 기존 비닐로 돼지고기를 포장하는 가스조절포장(MAP) 방식 대신 캔 모양의 플라스틱 용기에 삼겹살을 담았다. 기획단계 때부터 주고객층을 MZ세대와 야외활동을 즐기는 캠핑족으로 설정했기에 가능했던 과감한 시도였다. 캔돈 아이디어를 최초로 고안한 건 도드람양돈농협의 자회사인 도드람푸드에서 영업기획을 담당하는 정병탁 팀장이다.

지난해 12월 도드람양돈농협 전사마케팅회의(IMC)에서 정 팀장은 자신의 캠핑 경험을 살려 캔 모양 용기에 삼겹살을 담는 제품 기획을 제안했다. 기존 MAP 방식으로는 젊은층에 효과적으로 다가가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 팀장이 캔돈 아이디어를 구상하며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디자인과 편의성이다. 제품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MZ세대와 짐의 부피를 최소화하는 캠핑족 특성을 모두 고려해 용기에 화려한 색감을 입히고 크기는 최소화했다.
정 팀장은 “패키징을 개발할 때 최대한 돼지고기제품처럼 보이지 않게 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젊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캔돈 패키징 개발이 진행된 이후 제품 출시 전까지 도드람양돈농협이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삼겹살의 규격이었다. 처음에는 캔 형태 용기에 맞춰 삼겹살을 둘둘 말아 집어넣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됐으나 삼겹살을 꺼내기 어렵다는 단점이 발견됐다.
홍보·기획·생산팀이 모여 최적의 삼겹살 두께·규격을 찾기 위해 테스트에 나섰다. 그 결과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삼겹살을 절단하고, 가정용 삼겹살(10㎜)보다 좀더 두꺼운 두께(12㎜)가 캔돈 기획에 가장 알맞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는 최종 완제품에 그대로 반영됐다.
도드람양돈농협은 온라인에 이어 GS25·이마트24 등 편의점 등으로 판매처를 늘리며 오프라인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휴가객이 집중되는 8월엔 쿠팡 등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갈 방침이다.
홍은숙 도드람양돈농협 홍보팀장은 “캔돈에 대한 업계 관심이 크게 높아져 다양한 유통망에서 입점 제안이 오고 있다”며 “백화점 등 오프라인 판매처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향후 삼겹살뿐 아니라 목심과 양념육 등으로 캔돈 품목의 다양화를 적극 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침체한 돼지고기 소비에 활력을 불어넣어 농가소득 향상에 이바지한다는 구상이다.
박광욱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장은 “캔돈을 통해 대형마트 등에 납품하지 않고도 소비자와 대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며 “품목 다양화로 캔돈 열풍을 이어가 돼지고기 소비 활성화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출처  :  농민신문 >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