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 재발견
요약
감자는 벼, 밀, 옥수수와 함께 세계 4대 식량작물로, 불리한 기상조건에서도 재배가 잘 돼 흉년에도 인간의 영양을 책임지던 구황작물이다. 한때 악마의 열매라 하여 관상용으로 키워졌으나, 18세기 식량으로 이용하기 시작해 지금은 130여 나라에서 재배되며 세계인의 식량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최근 감자산업은 가공식품 이외에 화장품산업, 소재산업 등으로 외연이 확대되면서 융복합하는 경향이다. 먼저, 감자는 기본적으로 세계 여러 국가에서 주식으로도 이용되어왔으며, 패스트푸드의 프렌치프라이, 감자칩 과자 등 가공식품으로의 이용도 활발하다.
또한, 감자는 사과보다 6배 많은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으며, 식량작물로는 유일하게 알칼리성 건강식품이다. 최근 튀기고 굽고 끓이는 조리 과정을 거쳐도 영양소 파괴가 적어 새롭게 떠오르는 ‘먹는 백신’ 제조에 최적으로, 국내외에서 의약소재로 그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또한, 멜라닌 색소 형성을 억제하는 특성으로 화장품에 유용하며,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부드러워지는 특성을 지닌 감자전분은 친환경 일회용품 등 산업소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감자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수량이 현저히 줄어 무병씨감자 공급이 중요해, 식물공장 기술을 활용한 씨감자 생산과 용도별 전문 품종 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 종자시장이 창출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독특한 생김새와 특징, 복합적인 민족정서가 스며있어 대관령 감자큰잔치, 캐나다의 유기농 감자축제 등
각 지역마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나 교육소재로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이제 감자산업 육성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때가 되었다, 감자산업의 외연 확장과 새로운 시장 창출을 통해 단순한 식량작물이 아닌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세계시장을 공격하는 전략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기초적 씨감자 연구에서부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개발도 지속되어야 하며, 세계 최고의 감자 종자강국 달성을 위해 개발도상국의 시장 선점, 국내품종 국제화, 국제기구와의 지속적 협력 역시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씨감자 생산기술과 신품종 등을 활용하여 저개발국을 위한 해외원조 사업을 펼쳐, 세계의 기아 해방 프로젝트에 앞장서야 한다
목차
<<요 약>>
Ⅰ. 감자이야기 .............. 1
Ⅱ. 감자의 재발견........... 9
Ⅲ. 시사점..................... 17
벼, 밀, 옥수수와 함께 세계 4대 식량작물로 손꼽히는 감자는 불리한 기상조건에서도 재배가 잘 되어 흉년마다 인간의 생존을 책임지던 구황작물이다. 한때 스페인에서는 성서에 없다는 이유로 ‘악마의 열매’라 하며 금기시 되어 관상용으로만 키워졌으나, 18세기 식량 부족으로 문제를 겪던 아일랜드와 독일 등에서 감자를 식량으로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중요한 식량작물로 부상하게 된다.
강원도에는 ‘썩어도 버릴 것이 없는 것은 감자와 명태뿐’ 이라는 속담이 존재할 정도로 유용한 작물
밀, 옥수수 등의 작물은 강수량, 온도, 햇볕 등 환경요구조건이 감자에 비해 까다로워 고산지대에서는 감자를 주로 재배
페루에서 감자는 ‘새 신부(新婦)를 울리는 사내’ 등 친근한 명칭들로 다양하게 불리며, 정식 명칭인 ‘파파’는 교황, 아버지라는 의미로 존귀함을 의미
국내도입 기원에 대한 설은 북방유입설과 1832년 영국상선 로드 엠허스트호에 의해 전래되었다는 남방유입설(김창한, 원저보(園藷譜))이 존재
콜럼버스 효과(The Columbian exchange)
유라시아대륙과 미국대륙 간 문물교환의 결과로 일어난 문화적, 생태적 파괴 및 획일화 현상을 뜻하는 말
미국 텍사스大역사학자 앨프리드 W. 크로스비는 저서 ‘콜럼버스가 바꾼 세상’에서 신대륙 발견 같은 문화․생태의 충돌이 역사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다고 주장
유럽에는감자, 고구마, 딸기, 콩 등이 도입되고, 남미에는 밀, 보리, 닭, 말 등이 전해져 생태계 교란이 일어났으며, 특히 스페인 정복자에 의해 전파된 천연두 등의 질병은 아즈텍, 잉카 문명의 급격한 몰락에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조사
조리법이 전해지지 않아, 생으로 먹거나 제대로 익히지 않은 것을 껍질째 먹은 사람들이 위장장애를 일으킨 사례가 많아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
프리드리히 대왕의 리브랜딩 전략
처음에는 ‘개도 안 먹는 감자를 어찌 사람이 먹어야 합니까?’라는 상소가 있을 정도로 감자 재배에 비판적
이에 대왕은 ‘감자는 귀족만 먹는 채소’로 선포하고 왕실 농장에 심어 경비병이 지키도록 하되 대충 지키도록 지시
‘왕실채소’ 지정 후 국민의 관심이 급속히 쏠리면서 밀거래 시장이 형성되는 등 독일 전역으로 재배가 확산
프리드리히 대왕의 리브랜딩 전략
프랑스의 빈민을 위하여 감자가 중요한 식량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감자 저변 확대에 노력
마리 앙트와네트를 이용한 감자꽃 장식 등 이벤트를 통해 관심을 유도하고, 파티를 개최하여 다양한 감자요리를 소개
도시 빈민에게 감자를 공급하고, 몇 년 후 프랑스에 닥친 대기근을 감자로 해결하는 등의 공로로 ‘감자의 아버지’로 추앙
이후 60년간 약 500만 명 이상의 이민이 발생하였으며, 아일랜드의 인구는 1841년 800만에서 1911년 440만으로 대폭 감소
주요 국가의 감자 재배면적 및 생산량(’09)
구분 | 한국 | 중국 | 미국 | 호주 | 동남아 |
---|---|---|---|---|---|
면적 (천ha) | 21.4 | 5,083 | 418 | 32.6 | 171.6 |
생산성 (톤/ha) | 27.6 | 14.4 | 46.8 | 36.2 | 14.3 |
생산량 (천톤) | 591.1 | 73,282 | 19,569 | 1,179 | 2,454 |
냉동감자 수출은 네덜란드, 미국, 캐나다 등이 주도
소비자가격 중 유통비용이 72.3%로 생산자 수취가격은 20.8∼34.8%에 불과
냉동감자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7년에 걸쳐 계절관세가 폐지될 예정이어서 미국산 가공원료의 수입 증가가 예상
길거리 음식, 프렌치프라이는 네덜란드, 벨기에가 가장 대표적이며, 영국의 ‘피쉬앤칩스’도 널리 알려진 음식, 국내에도 다양한 감자 길거리음식이 존재
감자칩은 1850년대 뉴욕 반달호텔의 주방장 조지 크럼이 요리에 곁들인 감자가 두껍다고 불평한 고객의 코를 납작하게 하려고 만든 데서 시작
무병씨감자 생산 기술은 감자생산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로, 우리나라는 무병씨감자 생산에 있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으로부터 씨감자생산에 대한 기술지원 요청이 쇄도
한방과 민간요법에 널리 쓰인 감자
감자는 ‘양우(洋芋)’라 하여 옛날부터 기운을 돋우고, 위장의 소화력을 높이며, 갈거나 얇게 저며 환부에 붙여 염증을 제거하는데 사용
아린 맛을 내는 솔라닌은 백혈구 증가작용, 해독작용, 간기능 활성화 작용을 보유
가벼운 화상, 햇볕에 덴 화상, 풀독, 타박상 부위에 갈아 붙이면 염증을 제거
1회용 이쑤시개, 생분해성 골프티, 광택용지, 친환경 벽지와 천연 주방세제 등 산업소재 개발에도 활용되며, 최근 산업용 전분 전용 GM품종(BASF社)도 개발
위궤양의 원인인 헬리코박터 균을 억제하는 유산균 음료도 넓은 의미의 먹는 백신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도 기존 주사제와 효능 차이는 없으나, 단지 먹는 약이라는 편리성이 부각되어 세계 시장을 석권
우리나라에서는 감자의 고장인 강원도 평창군의 대관령 감자큰잔치, 충청남도 서산의 팔봉산감자축제, 당진의 황토감자축제 등이 개최
유럽에서는 어려운 시절, 아릿한 향수를 표현하는 그림 소재로 이용되었고, 미국에서는 속어로 게으름1), 바보2)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토이스토리’ 등에 등장
감자칩 및 프렌치프라이 전용, 전분 생산 전용, 산업소재용 등 새로운 분야의 고부가가치 품종을 육성
’09년 감자 생산액은 1,696억 원이나, 감자칩 시장은 ‘포카칩’ 단일품목만으로 1,060억 원을 달성
세계인의 축제를 활용한 세계 시장 공략
2018년 동계올림픽은 세계에 우리 감자를 널리 알릴 좋은 기회
전 세계적으로 친숙한 작물인 감자를 테마로 올림픽 마스코트, 거리 디자인 등을 개발하고, 우리 감자 품종으로 만든 고유의 음식과 세계인을 위한 새로운 메뉴, 독자적인 가공식품 등을 자연스럽게 소개하여 시장 창출의 기회로 활용
'08년이 ‘세계 기아해방을 위한 감자의 해’로 지정되었던 만큼 올림픽 개최와 함께 관련행사도 같이 개최하면 국제감자연구소(CIP) 등 전 세계 감자 관련 학자들과의 협력과 지원도 가능
대관령은 감자연구 클러스터 조성의 최적지
대관령은 품종육성기관, 보급기관, 오리온, 농심 등 산업체 연구소, 다년간 씨감자를 생산한 강소농이 모여 있는 삼위일체의 지역
이미 십 수년간 연구 교류와 정보 공유가 활발하여 전략적으로 육성할 경우, 시간적인 공백 없이 바로 세계적인 프로젝트 진행이 가능
세계 정보에 밝고, 중국, 러시아 등에 초코파이, 라면 등의 시장을 개척한 경험이 있는 산업체와 세계 수준의 감자육성기관이 동시에 있는 지역은 전무
대관령지역은 기후변화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위치이며, 국제감자연구소(CIP)에 근무했던 인력도 많아 동북아감자연구센터를 유치할 가능성도 존재
휴면기간이 짧은 국산 품종은 6월 중하순에 수확되어, 휴면기간을 고려해도 8~9월에 씨감자로 공급하기에 최적
경제·자원 외교와 국격 제고의 수단으로 활용
국제 감자연구소 동남아시아 지소를 인도네시아에서 중국으로 옮겼으나, 협력 부재로 연구 및 조정능력을 상실함에 따라, 한국으로 이전·유치하는 방안도 모색
가공 산업을 위한 장기저장용 품종 개발에 주력하는 선진국에 비하여 식용에 적합하도록 휴면기간이 짧고 수량이 많은 품종을 개발
KOICA에서 계획하고 농촌진흥청에서 기술을 지원하여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알제리 씨감자 생산사업’을 모범사례로 개발
국가별 감자 생산량 및 재배면적(‘09)
국가 | 생산량(천톤) | 재배면적(천ha) | 생산성(톤/ha) | 소비량(kg/인/년) |
---|---|---|---|---|
네 덜 란 드 | 7,181 | 155 | 46.27 | 92.0 |
독 일 | 11,617 | 264 | 44.06 | 69.5 |
러 시 아 | 31,134 | 2,182 | 14.27 | 133.5 |
미 국 | 19,569 | 419 | 46.80 | 53.4 |
벨 라 루 스 | 7,125 | 383 | 18.60 | 188.9 |
우크라이나 | 19,666 | 1,412 | 13.93 | 130.9 |
인 도 | 3,439 | 1,828 | 18.81 | 17.9 |
중 국 | 73,282 | 5,083 | 14.40 | 32.5 |
폴 란 드 | 9,703 | 489 | 19.85 | 122.9 |
프 랑 스 | 7,226 | 172 | 42.06 | 64.9 |
대 한 민 국 | 591 | 21 | 27.62 | 13.5 |
세 계 | 329,581 | 18,652 | 17.67 | 31.7 |
연도별 감자 수입동향
구분 | 2005 | 2006 | 2007 | 2008 | 2009 | 2010 |
---|---|---|---|---|---|---|
신선냉장감자1) | 16,734 | 17,055 | 17,987 | 14,870 | 14,723 | 23,324 |
냉 동 감 자 | 1,140 | 1,110 | 1,199 | 1,548 | 1,416 | 1,431 |
건 조 감 자 | 103 | 124 | 173 | 80 | 124 | 144 |
감 자 분 | 61 | 60 | 24 | 24 | 38 | 22 |
저장처리 냉동 | 36,328 | 36,392 | 36,686 | 41,023 | 44,286 | 53,521 |
기 타 | 3,180 | 1,842 | 2,118 | 1,392 | 2,478 | 2,887 |
계 | 54,366 | 54,741 | 56,069 | 57,545 | 60,587 | 78,4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