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농민에 특화한 디지털금융 선보인다

  • 등록일 2022-05-25
[사진]고령층·농민에 특화한 디지털금융 선보인다


농협상호금융, 디지털혁신 박차 농·축협 영업점에 AI 휴먼 도입 화상 상담·통역서비스 등 제공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 추진, 소외계층 위한 전담교육 신설도 조소행 농협 상호금융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최근 열린 ‘제1차 상호금융 디지털혁신위원회’에서 ‘AI(인공지능) 휴먼 서비스’를 탑재한 디지털 단말기로 금융 업무 통역서비스를 사용해보고 있다. 고령층과 농민에게 디지털금융은 ‘그림의 떡’일 때가 많다.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과 농민은 점점 뒤로 밀려난다. 이러한 금융 소외가 일어나지 않도록 고령층과 농민에 특화한 디지털금융을 선보이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금융기관이 있다. 바로 농협 상호금융이다.

농협 상호금융은 최근 ‘제1차 상호금융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열고 상호금융 신사업·신기술 도입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 어드바이징’ 결과를 논의했다. 농협 상호금융 특성을 반영해 ‘AI(인공지능) 휴먼 서비스’와 ‘상호금융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을 각각 디지털 혁신 미시적·거시적 과제로 선정했다.

디지털 어드바이징은 디지털 기술 전문 업체와 제휴해 디지털 신기술 자문을 받는 사업이다. 농협 상호금융은 지난해 10월부터 ㈜LG CNS와 협업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금융시장의 디지털 신기술 현황과 과제를 도출하고 과제 수행, 효과 분석, 본사업 수행 지원 등을 협력해 디지털 대응체계와 네트워크 영역 확장을 함께하기로 했다. 김재일 농협 상호금융디지털전략부 디지털R&D(연구개발)팀장은 “급변하는 금융시장과 기술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농협 상호금융에 최우선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 ㈜LG CNS와 손을 맞잡았다”면서 “지역 농·축협 업무부서의 의견을 청취하고 디지털금융 시장 동향을 분석해 디지털 혁신 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농협 상호금융은 미시적 과제로 ‘AI 휴먼 서비스’를 선정했다. 이는 실제 아나운서를 모델로 한 AI 휴먼이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기술이다. 농·축협 영업점에 태블릿PC나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 무인단말기)를 설치해 AI 휴먼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고객이 AI 휴먼이 있는 디지털 단말기에 ‘계좌 개설’ 같은 요청을 말하면 이를 인식한 AI 휴먼이 해당 요청에 맞는 화면을 띄우고 고객이 해야 할 일을 단계별로 설명해주는 방식이다. 고객은 AI 휴먼의 설명에 따라 화면을 눌러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다.

이밖에도 AI 휴먼 서비스 활용 영역은 다양하다. 심화학습(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기반으로 통역·상담·교육·안내 등 여러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재승 ㈜LG CNS 총괄은 “농·축협은 농가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금융 업무를 보기 위해 많이 찾는다”면서 “AI 휴먼 서비스는 태국·베트남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오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통역서비스로 더 원활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휴먼 서비스는 모바일 플랫폼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령층에게도 ‘내 손안에 금융비서’ 역할을 할 수 있다. AI 휴먼과 양방향 화상 상담, 개인에게 필요한 상품, 각종 금융 관련 정보 제공 등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활용 가능하다.

거시적 과제로는 ‘농협 상호금융의 CBDC 활용’을 채택했다. CBDC는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와 달리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다. 지폐·동전 없이 전자장부를 통해 숫자로만 거래한다. 보통 스마트폰을 통해 중앙은행이 개발한 전자지갑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액면 가격이 정해져 있고 현금처럼 가치 변동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며 기존 법정화폐와 1:1로 교환이 가능하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CBDC 도입을 위한 모의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농협 상호금융은 한국은행이 CBDC를 실제로 발행할 때 신속하게 대응하고자 ‘멀티자산지갑’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CBDC 같은 가상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기존 모바일 뱅킹 앱으로 사용하고 있는 모바일 카드, 간편결제 시스템, 계좌이체 등 뱅킹 서비스를 가상자산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다. 이 총괄은 “모바일 신분증을 멀티자산지갑에 접목해 외국인 근로자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농·축협 고객 맞춤으로 서비스 형태를 진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농협 상호금융은 ‘디지털금융 소외계층 전담교육’을 신설하기로 했다. 디지털 역량을 갖춘 전담인력을 권역별로 배치해 고령층·농민·조합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 내용은 조합원 전용 서비스인 ‘마이농가’ 같은 농·축협 비대면서비스 이용방법,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유형과 예방 등이다.

조소행 농협 상호금융 대표는 “디지털금융 경쟁에 대한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는 만큼 농협 상호금융도 금융시장에 맞춰 신사업을 꾸준히 발굴하고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기존 고객부터 젊은 고객까지 지역 농·축협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이유리 기자

<출처  :  농민신문 >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