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전문가 칼럼

농업기술

베짱이 농부 류점렬의 농사이야기
'가공 상품 이야기'
류점렬

  • 작성일2019-04-03
  • 조회1,780


베짱이 농부 류점렬의 “농사이야기”

여섯 번째 이야기 - “가공 상품 이야기”

현재 우리사회는 가족구성원이 점차 줄어들고 1인가구의 비중이 늘어가고 있으며, 여성들의 사회 활동도 많아지다 보니 집에서 밥을 해먹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외식이 많아진다. 주변을 보더라도 점점 밥을 해먹거나 반찬을 만드는 일들이 적어지고 있다. 농가 입장에서는 1차 농산물 판매가 줄어들고, 2차 가공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그만큼 농가에서도 2차 상품개발이 절실하게 느껴짐을 알 수 있다. 이번에는 가공 상품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가공상품이야기 - 쌀의 변신은 무죄(누룽지, 뻥튀기, 밥, 떡) - 연근말림 조림상품개발 뒷이야기 - 김치를 말하다(베트남 갓 배추, 장미꽃 / 찔레꽃 김치)

연근말림 조림상품개발 뒷이야기

연근조림은 한식 전문 음식점에서 나오는 반찬들 중에 한 번 정도 드셔보신 분들이 많을 것이다. 다른 반찬들보다 고급 식재료라는 인식과 함께 몸에도 좋은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연근은 특정 지역에서만 생산하다가 지금은 그 동안 재배하지 않은 지역까지 확대 되면서 연중 생산이 가능하도록 농사기술이 발전 하고 있다. 그러나 2010년도 까지만 하더라도 연이 내부에 가지고 있는 영양분을 다 먹고 새로 자라는 기간이라 6~8월에는 연근을 수확판매하지 않았고, 7일 이상 보관이 안 되는 까다로운 작물 중에 하나였다.

내가 연근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연근과 우엉을 80%이상 생산하는 농업법인 계약 컨설팅직원으로 현장 일을 해주면서 부터이다. 내가 들어오기 전부터 친환경 유통회사(생협 : 아이쿱, 한살림, 두레)에 일반 판매가 어려운 조금 어린 연근과 우엉으로 가공제품을 만들어 매출을 높이고 있었다. 우엉과 연근조림을 같이 판매하다 6~8월 사이에는 연근 수확이 안 되는 시기이다보니 우엉조림만 판매를 하게 되었고, 매출이 6~8월에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나는 “회사매출을 올리는 새로운 상품이 없을까?” 하며 연구를 하던 중에 문득 한식집에서 “말린 연근조림”을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연근조림 요리는 주로 말리지 않은 생 연근을 사용한다. 그러나 뿌리작물의 특징은 20%정도 말림상태에서 요리하면 뿌리작물 고유의 맛과 씹는 맛을 더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오랫동안 근무한 직원에게 말림으로 연근조림 제품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2년 전에 해보았다고만 한다. 사장님께 말린 연근조림 제품에 대하여 보고를 했더니 사장님께서도 3년째 생각만하고 제품은 만들어 보았지만, 판매까지는 시도를 안했다고 하셨다.

나는 평소에 알고 지내던 말린 연근조림이 반찬으로 나오는 이천 쌀밥 집에 회식 겸 저녁을 먹으러 직원들을 데리고 갔다. 저녁을 먹은 후 직원들 의견을 물으니 다들 생 연근보다 말린 연근이 더 식감과 맛이 좋다고 하였다. 말린 연근 제품을 만드는데 다들 적극적으로 협조 해주기로 의견을 모았다. 3일간 여러 방법으로 말린 연근 요리를 만들어서 사장님께 보고를 했다. 사장님께서는 좋다고 하시면서 바로 직접 납품거래처 구매담당(MD)에게도 제품을 입점 시키면 좋겠다고 전화통화를 하셨다. 그리고 다음날 거래처 구매담당과 미팅이 잘 되었는지 신상품 코드 작업을 부탁하고 일주일 만에 승인을 받아 20일후부터 판매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말린 연근조림을 판매 한지 한 달도 안 되어 많은 소비자로부터 기존 생 연근보다 말린연근이 더 맛있다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리고 아이쿱과 생협(자연드림)에서 시간이 갈수록 판매가 늘어나는 제품이 되었다.

연근조림연근조림

우엉조림우엉조림

<신제품을 만들 때 중요한 2가지>

신제품을 만들 때 회사나 개인이 많이 실수 하는 부분
  • “누군가 하고 있겠지“ 하는 생각
  • “새로운 직원이 만들면 나도 만들려고 했어”
  • 내 상품은 보지 않고 타사 제품만 좋다고 따라한다.
  • 항상 바빠서 못한다고 한다.
  •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남의 탓
  • 실패하면 “그럴 줄 알았다”며 직원 의지를 꺾어 버린다.
  • 머릿속으로만 생각 하고 만들어 볼 생각은 안한다.
신제품을 만드는 방법
  • 평소 생각나는 것을 만들어보고 실천해 본다.
  • 누군가 하고 있지만 남과 차별화 할 수 있다는 자신감
  • 신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비자에 대한 정보이다.
  • 타사 제품의 장점을 내 제품에 잘 적용하면 큰 비용 없이 좋은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 (남의 떡이 커 보일 뿐이다.)
  • 평소 다양한 정보를 찾아다니는 습관이 필요하다. (쇼핑 / 전시회 / 경제 / 소비유행 흐름)
  •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이 어떻게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지 친분을 많이 만들어 두면 시간이 흐를수록 얻어지는 정보가 많다.

김치를 말하다.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음식 하면 생각나는 단어는 김치다. 그러나 막상 김치를 많이 먹는 한국은 수입량이 수출량보다 2배 이상 많다. 그 중 음식점 김치는 98%에 가까울 정도로 중국김치가 장악하고 있으며, 중국김치의 수입도 모자라서 다대기(양념)라는 것 까지 수입한다. 배추만 한국산이고 나머지는 중국산으로 가정집 빼고는 김치시장을 중국산이 장악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한참 자라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먹는 학교 급식과 나라를 지키는 국군장병들이 먹는 김치가 중국산이 한국산으로 둔갑하여 납품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이윤만 챙기는 현실에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김치는 단순히 음식에 국한 되지 않는다. 농촌 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나라 고유작물만으로 김치를 만들기보다 좀 더 다양한 식재료로 김치를 만들어 보고, 또 외국인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김치 요리도 만들어 보고자 하는 생각이다.

  • 베트남 갓 배추
    베트남 갓 배추(☞ 작명 : 류점렬)는 우리나라 여수 갓보다 톡 쏘는 맛이 덜하고 부드러우며 배추처럼 잎이 넓어 겉절이 김치로 입맛이 없을 때 먹으면 좋고 우리나라 봄동과도 잘 어울린다. 이 두 재료를 가지고 5:5의 비율로 김치를 만들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동남아시아 사람들도 동남아 채소 작물로 만들어 주면 김치에 대한 친근감도 높아져 한번 먹어본 동남아사람들은 꼭 다시 먹고 싶어 한다.

    베트남 갓 배추 ☞ 작명 : 류점렬베트남 갓 배추 ☞ 작명 : 류점렬

    봄동 + 베트남 갓 배추(참고사진 : 연미향 강은미 )봄동 + 베트남 갓 배추(참고사진 : 연미향 강은미 )

  • 장미꽃 / 찔레꽃 김치
    사람들이 꽃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장미. 장미는 사랑의 상징 / 여성의 상징 / 향수의 대명사로 많이 불러지고 있다. 장미꽃을 활용하여 김치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되어 평소 알고 지내던 요리사 분들께 부탁하여 만들어 보게 하였으나 사진이나 먹을 수 있는 기회는 얻지 못했다. 그러나 가능성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해주셔서 좀 더 연구해볼 만하다고 생각된다. 외국인들이 한국김치 중에서 물김치(백김치)를 가장 많이 좋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백김치 속 재료로 장미꽃잎을 넣으면 색다른 김치가 만들어져 외국인 관광 음식점에서 판매하면 좋은 상품이 만들어 소개하고자 제안해 본다.

장미꽃장미꽃

찔레꽃찔레꽃

백김치 + 장미꽃잎 (참고사진 : 연미향 강은미 )백김치 + 장미꽃잎 (참고사진 : 연미향 강은미 )

쌀의 변신은 무죄

쌀을 주식으로 알고 있지만 단순히 주식을 넘어서 쌀이 우리에게 주는 해택은 너무나 많다. 정작 그 값어치와 소중함에 대하여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왜 쌀을 소중히 아끼고 사랑해야 되는지 그리고 왜 우리 쌀을 지켜야하는지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 몇 가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 논 기능 : 지하수보존 / 온습도 조절기능 / 홍수방지
  • 벼 역할 : 농촌경관보존 / 생태보호기능
  • 나락 역할 : 식량보존기능
  • 도정 : 쌀겨, 왕겨, 쌀눈 -> 퇴비 / 난방연료 / 건축자재 / 사과, 무 겨울보관재료
  • 밥 역할 : 따뜻한 가족사랑 식탁 / 식량

쌀은 밥으로만 생각하면 별로 매력이 없다. 여러 가지 가공 상품으로 개발을 하면 농가 소득도 높여주고 외국에 수출도 할 수 있는 효자상품이며 실생활에 건강한 식품으로 우리 문화도 지키고 관광 상품으로 개발도 가능하다.

누룽지

가마솥에 밥을 지어서 밥을 다 푸고 난 후 바닥에 남는 것이 누룽지다. 누룽지는 하면 구수한 맛과 추억이 생각난다.

누룽지로 만들 수 있는 상품
  • 누룽지 : 등산이나 낚시 갈 때 그리고 라면 끓일 때 좋은 판매용
  • 누룽지 과자 : 튀기면 맛있는 과자 -> 어린이 건강식 상품
  • 누룽지 고추장 : 찹쌀 대신 누룽지 -> 기능성 고추장상품
  • 누룽지 강정 : 차 / 커피 마실 때 -> 누룽지를 튀겨서 만든 강정
  • 누룽지 백숙 : 일반음식점메뉴-> 포장 상품화
  • 누룽지 죽 : 누룽지 가루를 이용한-> 환자식 상품 / 아침대용상품

※ 누룽지 상품 만들기 뒷이야기 (농가 맛 기행)
누룽지 하면 많은 분들이 상품으로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누룽지 상품은 다양한 제품 개발 상품으로는 그리 많이 개발되지 않고 있어 조금만 관심을 가질 경우 누구나 쉽게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그 중 전남 A농가의 컨설팅을 하면서 상품을 만들고, H백화점에 입점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네 번째 이야기 “농가컨설팅 스토리”에서 언급했듯, A농가도 똑같은 생각으로 누룽지 상품을 만들기까지 1년이란 시간 동안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래서 A농가를 컨설팅 하는 과정 중에 대표님께서 생각하고 계시는 누룽지를 만들어 놓으면 직접 방문 하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몇 달 후 전남 A농가까지 직접 방문하여 누룽지 상품을 보고, 맛도 보고, 가공시설도 체크하고, 포장 디자인까지 확인한 후 본격적으로 생산 판매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먼저 상품으로 만들어진 누룽지를 요리 체험객과 주변분들 그리고 인근 암 병원 센터 직원들에게 맛을 보여주고, 한 달이 지난 후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주문이 많이 들어왔다. 대표님께서도 누룽지 상품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판매가 잘 되는 것에 놀라워 하셨다. 6개월 정도 지난 후 누룽지 상품이 만들어지고 주문판매를 하고 있다. 2019년도 현재는 H백화점에 상품으로 입점 하셨다고 하시면서 그 까다로운 H백화점에서 누룽지 상품을 입점판매 해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하셨다고 하시면서 좋아하시던 전화통화 할 때의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울려 퍼진다.

개선점
  • 이미 만들어진 누룽지 -> 한약 재료를 이용한 누룽지상품 개발
  • 생각만 한다. -> 제품 만들기 실천
  • 농가들의 문제점 -> 큰 상품만 좋다는 생각 (남의 떡이 크다), 작은 변화가 큰 상품을 만든다., 농부 마음속 상품을 만드는 것이 정답이다.

뻥튀기

40대 이상에게는 어릴 때 시골장터에 대한 뻥튀기 추억이 많다. 뻥튀기 한 번 정도는 모두 사서 먹었을 것이다. 이런 추억의 상품이 이제는 건강식으로 많이 인식되고 있다. 뻥튀기 이야기는 어느 중소기업에서 뻥튀기 기계를 개발하여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까지 뻥튀기 기계가 수출되는 것을 이야기로 나누어 보고자 한다.

뻥튀기로 만들 수 있는 상품
  • 어린이 간식 -> 건강식 과자
  • 한과 고물 -> 추억 / 문화 / 상품

    참고 사진 : 조정화참고 사진 : 조정화

  • 뻥튀기 강정 -> 웰빙 식품으로의 인식과 고급적인 상품으로 발전
  • 뻥튀기 -> 다이어트 상품으로도 가능하고 담배 끊는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한국인의 밥상” 하면 외국에서도 웰빙 식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명 관광지에는 반드시 먹거리 상품이 따라 다닌다. 강원도 하면 산채나물밥, 전주하면 전주비빔밥, 이천하면 쌀밥 집, 남원하면 추어탕, 철원하면 오대쌀 등으로 많이 알려지고 많이 먹으로 가기도 한다.

밥으로 만들 수 있는 상품
  • 고두밥 : 술을 빚을 때 필요하다 -> 술 / 막걸리 / 식초상품
  • 쉰 밥 : 제주도 단술(누룩) / 전라도 단술(엿기름)
  • 즉석 밥 : 햇반
  • 냉동 밥 : 간편식 새우볶음밥 / 낙지덮밥 / 곰치나물밥
  • 눌은(탄) 밥 : 누룽지

일본은 떡을 관광 상품뿐만 아니라 세계로 수출을 하고 있다. 우리도 일부 지방에서 떡을 상품화 하여 성공한 지역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영광의 모시떡/ 강원도 수리취떡 / 제주도 오메기떡 / 경북지역 망개떡이 대표적인 지역 인기 특산품이다. 일본처럼 우리도 좀 더 노력하여 세계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떡 개발이 앞으로의 과제다.

떡이 가지는 다양성
  • 가래떡 : 떡국 / 가래떡꼬치 / 떡볶이 / 삼겹살 떡쌈 / 가래떡초콜릿

    가래떡

  • 찹쌀떡 : 아침대용간식 / 시험 날 상품으로 / 차 마실 때 간식으로
  • 송편 : 제사떡 / 어린이체험용 / 지역 특산품(영광 모시떡 / 강원도 수리취)

    송편

  • 백설기 : 생일 떡 / 떡 케잌 만들기 체험 / 식용 꽃을 이용한 상품
류점렬 류점렬
전문분야소개
  • 품종 실험재배 6년 : 서울종묘&사카타코리아 종묘회사 외 다수 (무씨앗외 다수)
  • 농산물 유통 10년 : 백화점,마트,슈퍼,생협 납품회사
  • 농산물 상품개발 14년(말린연근조림외 다수)
  • 다품종 소량재배 : 7년간 300종 이상 재배 (1년 평균 50종)
  • 농산물 이름 개발 : 대추토마토,자색양파외 다수
주요활동, 특기사항
  • SNS 지역 재능기부 3년 : 경기도 광주, 양주, 평택
  • 2018년 농촌진흥청 재능기부강사 위촉
  • 홍성 농업기술센터 “특산품 개발교육”
  • 귀농/귀촌 교육
  • 지역 단체 교육 & 도시농업 단체
  • 농가컨설팅 재능기부 (농가 상품만들기)
  • 현)경기광주 식생활협회 이사 & 강사
가공 농업기술 신제품 상품 상품개발

본 게시글은 현장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농촌진흥청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전체댓글2

  • 김수경2019-04-04 00:30:02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깊은 통찰과 고민으로 새로운 가치를 도출해내시는 것에 감동, 그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내 공유해 주심에 또 한번 감동합니다 유익한 글 연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류점렬2019-04-13 21:18:32

    이렇게 칭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조희경쌤과 김수경주무관님이 한팀처럼 도와주셔서 그동안 경험을 잘 살려 글쓰기가 가능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관심과 함께 경려해주고 도움을 주셔서 가능했으며, 조금 더 노력하여 많은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쓰면 좋겠다는 마음을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