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이 지은 『관자』 중 「지원편 地員篇」을 살펴보면, 흙의 종류와 토양의 등급에 따른 산물과의 관계를 살펴 볼 수 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작물이 자라는 토질은 그 속성에 따라 물가의 충적토, 검붉은 땅, 누런 찰흙, 염분점토, 검은 점토의 순서대로 각각 5시施부터 1시로 나누어지는데, 순서대로 작물의 생장이 나빠지고 사람이 살기도 어려워진다. 또 샘물이 솟는 우물의 깊이에 따라 6시부터 20시까지 분류되며, 차례로 사람이 살기 어렵고 생물상이 나빠진다.
초목[植生]과 땅[土性]의 관계는 더욱 밀접하다. 무릇 식물과 흙의 관계는 가장자리가 좋은 자리가 있다. 어떤 것은 높은 곳에, 어떤 것은 낮은 곳에, 각각 알맞은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토질이 있다. 잎뿐인 해초(海草)의 땅은 마름(얕은 물속에 자라는 바늘꽃과의 일년생 식물)보다 오히려 낮고, 마름의 땅은 왕골(사초과의 한해살이풀)보다 낮으며, 왕골의 땅은 부들(부들과의 여러해살이 풀, 개울가 · 연못가에 남)보다 낮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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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모초 땅은 여뀌풀의 땅보다 낮다. 무릇 이런 식물의 종류는 12등급으로 차이가 있어서 제각각 제자리를 찾아 생장하게 마련이다.
관중은 또 땅을 5종의 옥토[沃土], 입토[五位, 粒土], 은토[隱土], 양토[壤土], 부토[浮土], 노토[노토], 표토[剽土], 사토[沙土], 장토[莊土], 식토[殖土], 석토[潟土], 걸토[桀土] 등으로 분류해 정의하였는데, 다음은 그 설명 중 일부입니다.
구주(九州)의 18가지 흙에는 90가지 산물이 나는데, 흙마다 모두 고유한 특징이 있고 대략 5종의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가장 좋은 흙인 5종 속토(粟土)를 사례로 들어보자. 5종 속토에는 붉은 흙도 있고 푸른 흙, 흰 흙, 검은 흙, 누런 흙도 있다. 이런 5종 속토에는 5가지 특징이 있다. 축축하게 젖어도 차지지 않고 건조해도 척박하지 않으며, 수레바퀴가 빠지지 않고 손과 발을 더럽히지 않는다. 여기에 심기는 곡물은 무엇이든 가릴 것이 없다. 이런 흙은 구름이나 산, 물가, 평원의 어디에나 있고 언덕 밑이나 벌판 구석에도 있다. 모두 오동나무와 갈참나무를 심는데 적합하여서 빼어나고 장대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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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의 다음 등급인 5종 걸토는 매우 짜고 쓰다. 하등급이다. 여기에 심을 곡물은 걸쭉한 백도(白稻)뿐이다. 목축업, 농업, 과수업, 임업은 모두 삼토의 10분의 3정도 생산량에 지나지 않는다.
[참고도서 : 농사, 고전으로 읽다, 농촌진흥청, 구자옥 지음]
[사진출처 : 농촌진흥청, 홍보뉴스, 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