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정서가 담겨있는 동양의 신비로운 약초이야기 오랜 옛날 조상들은 식물, 동물, 광물 등을 이용하여 오랜 기간의 경험으로 스스로 처방을 내렸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널리 사용되었고, 지금도 중요히 사용되고 있는 약초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 인류가 약초를 이용하기 시작한 역사는 매우 오래 되었는데 고대의 기록을 보면 오늘 날에도 향료와 약초로 쓰이는 식물이 지금으로부터 약 6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선사 인류인 네안데르탈인의 무덤에서 발굴 되었고, 각종 약초를 이용하여 환자를 치료한 기록이 3,000여 년 전의 고대 이집트 벽화에서 발견되었다. 또한, 그리스에서도 2,400여 년 히포크라테스가 산모에게 진통제로 버드나무 잎을 씹게 하는 등 약물로 사용한 기록이 존재하는 것을 보아 약초의 이용은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식량을 얻기 시작한 시기와 거의 일치할 정도로 오래 되었다고 할 수 있다.
  • 인도에서는 이미 4,000여 년 전에 의약 지식과 힌두경전의 지혜를 결합하여 만든‘아유베다’라는 전통 의학이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4,500년 전부터 삼황의 1인인 신농씨가 약초와 독초를 구별하는 법과 농업을 가르쳤다 하여 농업과 의학의 신으로 숭배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환웅이 곰과 호랑이에게 쑥 한 줌과 마늘 20쪽을 주며 삼칠일 동안 기도하라고 했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을 보아 동양에서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성이 강한 식물을 이용한 독자적인 고대 의학체계가 성립된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후 기원전 400여 년경‘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로부터 시작된 서양의 약초(허브)는 그리스, 로마시대의 군대를 중심으로 발달하였는데 약 1세기경 디오스코리테스는 로마군의관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600여 종의 약초정보를 모아‘약물지(De materiaMedica)’를 저술하였다. 그리고 중세 사람들은 약초를 약의 재료뿐만 아니라 가벼운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차로 마셨고, 귀족들은 기름을 뽑아 입욕제로 쓰는 등 약초의 사용이 일상화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이후 유럽 사람들이 북미나 남미 등으로 이주할 때에도 허브종자를 빼놓지 않고 가져갈 만큼 서양에서는 약초 이용이 생활화 되었다. 바질, 타임 등의 허브는 고급요리에 빼놓을 수 없는 향신료였는데 특히 고기요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그리고 19세기 이후 서양의 허브는 유효성분만 추출하거나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제약학이 발달하였는데 로마시대부터 발달해온 아로마테라피는 미용용으로 대중화되어 여성용 향수, 건강음료, 천연 화장품 산업으로 발전하였고, 기술의 발달로 정유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마사지, 스파 등 새로운 건강관련 문화시장도 형성되었다.
  • 중세 동양에서는 약초를 귀하게 여겨 많은 종류의 약초를 발굴하고 약성을 밝히는 데 주력하여 중세 서양보다는 높은 수준의 약학이 발달하였다.
  • 중국은 1,700여 년 전 도홍경이 저술한‘신농본초경’을 시초로 계속 보완 되면서 이시진이‘본초강목’을 명나라 시대에 와서 완성되었다. 우리나라는 561년 고구려 평원왕이 중국으로부터 의서를 들여와 일본에 전해주었다는 것이 최초의 의학 관련 기록이다. 그리고 백제에서는 독자적인 의서인‘백제신집방’이, 통일신라에서는‘신라법사방’이라는 의서가 발간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고려시대의‘향약구급방’과 세종 15년(1433년) 발간된‘향약집성방’을 거쳐 중국과는 다른 독자적인 약물치료 체계를 확립하였다.
  •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한약의 수요 감소, 건강 기능성에 대한 소비자 수요증가 등을 계기로 점차 시장이 다양화되고 있다. 가장 큰 수요를 차지하던 보약이 종합비타민제 등에 밀려 수요가 줄어들면서 처방을 과학화한 약제, 건강기능성 식품 등으로 변화하면서, 한방 처방을 접목한 건강식품이나 미용을 위한 화장품, 비누, 샴푸 등의 생활용품이 개발되어 점차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식물은 총 4,200여 종으로 이 중에서 약성이 강한 1,000여 종의 식물이 약초로써 이용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현재 시장에서 한약재 중 가장 많이 소비되는 것은 감초, 복분자, 더덕, 도라지, 마, 당귀, 천궁, 구기자 등 20여 종이다. 감초는 우리나라의 대표 약초로서‘약방에 감초’라는 말이 있을 만큼 처방에 많이 쓰이는 약재로 다른 약재와 조화를 이루어 효능은 증가시키고 독성을 감소시킨다. 감초의 뿌리는 비장과 위장의 기능을 보강하고 간의 기능을 활발히 하여 해독작용을 강화한다. 당귀는 대표적인 보혈제로 특히 여성에게는 성약이라 할 만큼 좋다, 빈혈증, 부인병, 임산부의 산후 회복에 좋고 몸을 덥히는 효과가 있으며, 타박, 염좌 등 외상으로 인한 어혈을 다스리거나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변비증상의 완화 효과도 있다. 천궁은 한약방에서 맡을 수 있는 독특한 향기의 원인이 되는 약초로써 어린잎은 나물로도 이용한다. 뿌리 부분은 진정, 진통작용이 강하여 두통에는 반드시 이용할 만큼 중요하며 당귀와 함께 부인병에 많이 이용하는데, 주성분인 크니딜리디, 천궁산의 소량은 흥분작용, 다량은 억제작용을 하며 혈액순환을 돕고 혈압강하 작용도 존재한다.
  • 최근에는 생물자원으로써 약초의 가치가 주목을 받아 약용성분을 함유한 식물자원의 확보 및 개발에 대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한데, 세계적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부작용이 적은 천연물 신약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약초산업은 천연소재 신약, 기능성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로, 특히 국내 한방화장품 산업은 한류의 인기와 함께 중국을 비롯한 세계로 진출하고 있으며 한의학과 결합된 관광 상품과 축제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