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AI 스피커’ 다양한 돌봄서비스는?

  • 등록일 2022-11-07
[사진]지자체 ‘AI 스피커’ 다양한 돌봄서비스는?


“아리아, 살려줘” 목숨 지킴이 “꼭 기억하세요” 치매예방 도우미 “너무 우울해” 심리상담 알리미 인공지능(AI) 스피커가 홀몸어르신의 친구가 된 지는 벌써 수년이 넘었다. 특히 농촌 지방자치단체는 AI 스피커를 홀몸어르신에게 무상으로 보급하는 사업을 늘려가고 있다. 그럼 어떤 장점이 있기에 최신 AI 스피커가 어르신 안방을 차지하게 됐을까. 지자체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들어봤다. ◆긴급구조 119 “아리아, 살려줘.”= 경남 고성에 거주하는 홀몸어르신 A씨는 올해초 AI 스피커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평소 지병이 있던 A씨는 오전 3시가 넘은 시각 갑작스러운 통증을 느끼자 AI 스피커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전달받은 소방본부는 A씨 자택으로 출동해 지역 병원으로 신속·안전하게 그를 이송했다.

경남도에 따르면 AI 스피커는 2021년 기준 40여명의 생명을 살렸다. 어르신들은 미끄러짐·낙상 사고를 겪기 쉬운데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도 음성만 닿으면 즉각적인 구조가 가능하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도 사용할 수 있고, 전문 의료 인력이 부족한 농촌에서도 도움을 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는 방역수칙을 알려주는 ‘알리미’ 역할도 톡톡히 했다. 경남도는 홀몸어르신에게 AI 스피커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치매 어르신도 ‘엄지척’= 올 하반기 경북 문경시도 30가구에서 60가구로 AI 스피커 보급을 두배 확대했다. 시는 올 상반기부터 저소득 치매환자와 치매고위험군 30가구에 AI 스피커 무료 대여사업을 시작했는데 시민들의 호응이 크자 늘린 것이다.

AI 스피커는 치매안심센터 공지사항 듣기, 기억검사, 치매예방퀴즈 서비스를 지원한다. 지난해 SK텔레콤과 이준영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은 AI 스피커에 탑재된 기억훈련 프로그램을 8주간 꾸준히(하루 3회) 사용한 어르신의 장기기억력·언어유창성·작업기억력 등이 각각 13%·11.4%·15.5% 향상됐다고 밝혔다. 작업기억력은 학습과 집행 기능에 영향을 주는 단기기억에 속한다. 문경시 치매안심센터 담당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홀몸어르신의 우울증이 심해진 사례가 많았는데 AI 스피커를 통해 말하는 것만으로도 심적 완화 효과를 거뒀다”며 “어르신이 사용하기도 편리하며, ‘날씨가 좋아’ ‘사랑해’ 등 본인의 감정을 담은 발화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우울증 치료도 ‘안심’= 최근 AI 스피커는 홀몸어르신 심리상담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SK텔레콤은 2019년부터 AI 스피커 누구(NUGU)를 기반으로 한 돌봄서비스를 전국 1만4000가구에 제공 중이며, 어르신 126명에게 500여회 심리상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어르신의 사전동의를 받고 AI 스피커에 말하는 음성 중 부정적인 단어가 반복됐을 때 상담을 해준다. 가령 어르신이 스피커에 ‘죽고 싶어’ ‘우울해’ ‘힘들어’ ‘살기 싫다’ ‘서러워’ 등의 단어를 자주(일주일 내 부정발화 3회 이상) 말하면 상담 대상이 된다.

이준호 SKT ESG추진 담당은 “홀몸어르신 등 취약계층에게 심리상담은 꼭 필요하지만 문턱이 너무 높다”며 “AI 기술을 고도화해 상담이 필요한 어르신을 찾아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준하 기자

<출처  :  농민신문 >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