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노균병, 반복 발생 위험…지금이 방제 최적기

  • 등록일 2023-10-30
[사진]양파 노균병, 반복 발생 위험…지금이 방제 최적기



올 4∼5월 전남·경남 양파 주산지에 심각한 피해를 줬던 양파 노균병의 1차 방제 시기가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이때를 놓치면 노균병 방제가 매우 까다로워지는 만큼 적기 방제를 당부하고 있다. 노균병을 잡기 위한 살균법과 작물 면역을 높이는 방법까지 소개한다.

◆양파 작황에 치명적인 ‘노균병’…반복 발생 특성=양파 재배농가에 큰 피해를 입히는 노균병은 토양 또는 공기로 전염되는 세균병이다. 토양 전염은 연작한 밭의 흙 속에서 병원균이 잔재물과 함께 난포자 형태로 수년 동안 생존하면서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다. 공기 전염은 병든 양파 잎 표면에 생성된 분생포자가 바람에 날려 퍼지는 것이다. 노균병의 병증은 주로 잎에서 발견된다.
노균병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 조건은 병원균의 밀도와 주변 습도·온도다. 병원균은 식물체 표면 습도가 95% 이상이고 물방울 맺힘이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식물체의 숨구멍을 통해서 침입한다. 평균기온 15℃에서 증상이 다발하고 균이 침입하는 적온은 10∼13℃, 침입 가능 온도는 4∼25℃이다.
노균병은 특히 질소비료를 많이 사용했거나 배수가 불량한 곳, 전년도에 발병했던 재배지에서 계속 발병하는 특성을 보인다. 즉, 지난해 노균병 피해를 본 농가는 올해도 피해를 주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이 방제 적기…계통 다른 약제 번갈아 써야=양파 노균병은 생육 단계와 피해 증상에 따라서 1차와 2차로 나눌 수 있는데, 1차 피해는 가을 이맘때 시작된다.
그리고 이 병원균이 월동하면서 포기 전체에 번지고, 일정한 잠복기를 거쳐 기온이 높아지면 분생포자로 발전해 이듬해 4월 이후부터는 담황색·백색 장타원형의 큰 병반을 만들다가 병든 잎 전체를 심하게 뒤틀리게 한다. 이러한 2차 피해를 본 잎은 추후 최적의 노균병 서식처가 된다. 전문가가 노균병의 잔재물을 제거해 별도 처리하라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양파가 노균병에 감염되면 처음에는 잎이 연녹색으로 변하다가 나중에는 잿빛 포자를 형성해 분생포자 형태로 퍼진다. 흑색썩음균핵병과 헷갈릴 수 있으나 주로 잎에서 발생하며, 이른 아침 이슬이 아직 많이 남아 있을 때 자세히 살펴보면 회색 또는 보라색의 줄무늬 병반에 보드라운 털 같은 병원균의 균사체가 보인다는 점에 주의해서 관찰하면 된다.
이론상 노균병은 주로 병원균에 오염된 밭에서 1차 감염되기 때문에 양파를 포함한 파속 작물이 아닌 다른 작물을 선택해 돌려짓기(윤작) 하는 것이 최선이나 국내 실정상 쉽지 않다. 그래서 세균이 두꺼운 방어벽을 형성하기 전인 10월말 ~ 11월 초순이 방제의 최적기로 알려졌다.
양파 노균병은 피해 양상에 따라 단계별로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월동 전 양파가 어렸을 때부터 피해를 주는 1차 노균병은 묘상, 정식 전, 월동 전후 세 시기에 걸쳐 예방적 방제를 해준다. 또 정식 후에도 평균기온이 15℃ 전후이거나 안개가 잦으면 적용 약제를 추가로 살포한다. 그리고 1차 피해를 당한 양파는 회복이 불가능하고 2차 노균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므로 잡초라고 생각하고 즉시 뽑아버려야 2차 전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김채희 농촌진흥청 지도사는 “전년도 양파 노균병 발생 포장 및 발생 우려 지역은 정식 후 7일 간격으로 2회 예방적 방제를 해야 한다”며 “특히 동일 약제를 잇달아 쓰면 병원균이 약제에 대한 저항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다른 계통의 약제를 번갈아 쓰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예를 들어 표를 보면 동방아그로의 노균병 살균제 ‘솔루션’과 바이엘의 ‘인피니트’는 작용기작이 겹치지 않아 번갈아 쓸 수 있으나, 한얼싸이언스의 ‘더블에스’는 ‘솔루션’과 번갈아 쓸 수 없다. 약효와는 별개로, ‘솔루션’과 ‘더블에스’의 기작이 겹쳐 내성이 생길 수 있어서다.
한편 양파 심기가 늦어진 포장은 언피해 예방을 위해 부직포나 유공비닐을 피복해 작물 건강을 지켜줘야 노균병 등의 병원균 침입을 예방할 수 있다.
이연경 기자 world@nongmin.com

<출처  :  농민신문 >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