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아빠입니다. 네아이가 있고 한 아내가 있습니다.
이 대가족을 데리고 귀농을 했습니다.
귀농은 무엇하나 쉬운 것이 없었습니다.
젊은 혈기에 열심히만 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하면 직장에서 처럼 자동으로 수입이 생기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했던 농사도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별 소득없이 끝나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적자가 나더군요...
1년간 열심히 농사를 지은 결과는
오른쪽 손목 인대 파열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민했습니다.
이대로 농사를 짓다가는 남은 손목도 남아나지 않겠다.
왜 사람들이 귀농했다가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줄 알겠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나만의 스토리와 컨텐츠를 만들고 이를 홍보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첫번째 방법으로 블로그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초보농부에게 자신을 알리는 역할로는 네이버블러그 만한 게 없었습니다.
처음 판매한 것이 감자와 참기름이었는데 도매가의 두배가격에 판매하고도
소비자들에게 맛있는 감자 싸게 잘 먹겠다는 인사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엄청난 공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블러그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팔 물건이 없었습니다.
감자를 팔고 나면 몇달을 수입없이 또 농사에 미친듯이 매달려야만 했습니다.
늘 팔수 있는 물건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쌀을 도정해서 판매하고, 감자를 전분을 만들어 팔고, 생강을 생강청으로 팔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농사라 할지라도 직장인처럼 고정수입이 생길 것이고
그러면 조금은 안정된 귀농생활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직거래를 할려면 농산물이든 가공품이든
선별하고 포장하고 택배발송까지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직거래를 하면서 여러가지 농사를 짓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귀농해서 고정수입이 없다보니
정말 닥치는대로 땅에다 꼽았습니다.
그렇게 꼽지 않으면 불안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단 하루도 편히 쉬는 날 없이 논과 밭을 쫓아다녀야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5년, 10년이 아니라 단 1년도 못버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연중 보관과 판매가 가능하며
직거래도 하면서 농사도 지을 수 있는
쌀과 생강(생강청)을 선택했습니다.
선택과 집중
이것만이 예선아빠 농장을 성장시킬 수 있는
포인트였습니다.
블로그는 상위 노출이 되지 않으면 아무도 내가 좋은 물건을 팔고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또 블로그로는 계좌이체 말고는 결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스마트폰 안에 들어 있는 모바일 카드 한장이면 택시도 탈수 있는 시대에
계좌이체라니....
이건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또 과감히 사업자를 내고
쇼핑몰에 입점하였습니다.
오픈마켓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한 네이버 스토어팜에 입점을 하였습니다.
자신이 직접 상세페이지를 꾸미기 때문에 별도 비용없이 운영이 가능하며
고객이 주문했을 경우 스마트폰으로 주문내역 확인하고
배송한뒤 운송장 번호만 입력하면 알아서 통장으로 입금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마치 농업인을 위해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스토어팜에 입점하고 보니
나보다 먼저, 나보다 훨씬 더 잘 하는 농부들이 지천에 널려 있었습니다.
그 수많은 난관을 딛고 이곳까지 왔는데
거기엔 나 자신의 브랜드가치를 최고로 높이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냉험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쇼핑몰에 들어와서 동정심으로 물건을 구매하지 않습니다.
쌀을 한번 먹어보면 다른 쌀을 못 먹는 그런 쌀을 재배해야하고
집에서 만들어도 이런 생강청 맛은 도저히 낼 수 없도록 만들어야 했습니다.
상품의 차별화 만이 냉험한 경쟁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그 차별화는
진화된 SNS의 네트워크를 통해 홍보하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스토어팜에서만 월매출 1,000만원을 넘겨보았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해야할 일이 참 많습니다.
그중에도 꼭 잊지 않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건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작지만 컴퓨터 활용지식, 스마트폰 활용지식등을
함께 고생하며 살아가는 농부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귀농은 제게 참으로 험난하고 냉험한 체험이었습니다.
하지만,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설레이는 희망이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네 아이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세상은 대학말고도 너무나도 많은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요...
공부만 잘하면 돼
라는 말은
공부말고는 할줄 아는 것이 없어
와 같은 말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논으로 밭으로 데리고 다닙니다.
수많은 난관과 우여곡절 속에
이제 농사가 조금 눈에 보이고
판매와 소득이 조금 눈에 보입니다.
사랑하는 아내는
시골에 네아이들을 양육하며 살지만,
자신만의 일이 있어야 했고
자신만의 시간이 있어야 했고,
자신만의 공간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귀농하고 이듬해부터
아내와 제가 직접 리모델링해서
시골의 여유로운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따뜻한 카페를 오픈했습니다.
이름하여
"그녀의 홈카페"
옛 직장상사가 제게 한말이 생각납니다.
"열심히 하는 건 중요한게 아니다.
잘하는 게 중요한거지"
이 사회에서는 잘하지는 못하고
열심히만 하는 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전 땀의 힘을 믿습니다.
열심히 하지 않고 잘 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고
그것만으로도 소중한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열심히 하고도 잘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너는 열심히 해도 잘할 수 없으니 포기해"라고 말해야하니까요
그렇게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예선아빠와 그녀의 홈카페 잘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